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의 추가 협상 성사 여부,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 강화가 국제유가와 투자심리에 어떤 충격을 줄지를 가늠하는 흐름 속에서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직접적인 변수는 중동 정세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한시적으로 전면 개방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사실상 다시 봉쇄에 가까운 통제 국면으로 돌아섰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핵심 길목이어서, 통행 제한만으로도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 전반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란군 통합지휘부와 안보최고위원회는 전쟁의 최종 종료와 지역 내 평화가 확인될 때까지 감시와 통제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영국해사무역기구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에서는 최소 상선 3척이 피격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문제는 군사 긴장과 외교 협상이 동시에 불확실해졌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가 순조롭다고 밝혔지만, 미국과 이란의 2차 대면 협상은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당초 20일 전후 협상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해협 재통제 상황이 겹치면서 이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시한이 21일 만료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외교적 타결과 군사적 재충돌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두고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시는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여서 작은 악재에도 흔들릴 여지가 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기대를 반영하며 4월 17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도 1990년 이후 보기 드문 속도로 반등했다. 다만 이렇게 짧은 기간에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 투자자들 사이에서 차익실현, 다시 말해 오른 만큼 팔아서 수익을 확정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수 있다. 파이퍼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 수석 시장 기술분석가는 증시가 불안정한 거시경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과열 구간으로 옮겨갔다고 진단했다. 특히 원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계속 남아 있다는 점은 인플레이션과 기업 비용 부담을 다시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시장의 시선이 전쟁 변수에서 점차 기업 실적과 개별 산업 이슈로 이동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번 주에는 테슬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고, 상장을 앞둔 스페이스엑스와 관련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어떤 사업 전망과 기업가치 평가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록히드마틴은 중동 분쟁이 방산 수요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유나이티드항공은 유가 상승과 항공 수요 둔화를 얼마나 실적에 반영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종목이다. 블랙스톤 실적 발표에서는 최근 시장 논란이 커진 사모신용 부문에 대한 질문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21일 열리는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지명자 인사청문회도 변수다. 공화당이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근소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당내 이탈표가 나오면 인준 절차가 순탄치 않을 수 있다.
결국 이번 주 시장은 지정학적 충격, 유가 흐름, 기업 실적, 통화정책 리더십 변수까지 한꺼번에 소화해야 한다. 21일 발표되는 3월 소매판매와 잠정주택판매, 23일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와 4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 24일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와 기대 인플레이션도 경기 체력을 점검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과 이란 협상이 실제 진전을 보이느냐, 아니면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장기화하느냐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고 반대로 단기 조정 국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