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가 직원 기금 정치활동위원회(PAC) 설립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AI 기업의 워싱턴 대응 방식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AI 반도체와 수출통제, 데이터센터 정책이 맞물리며 기술기업의 정치 접촉면이 넓어지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크립토브리핑은 엔비디아가 직원 기금 PAC를 설립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28일 한국시간 기준 공개 미 연방선거위원회(FEC) 자료에서 엔비디아 명의 PAC 등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엔비디아가 5월 1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6년 위임장에는 회사의 정치자금과 공공정책 관여 원칙이 담겼다. 회사는 이 문서에서 정당이나 후보자뿐 아니라 PAC, 로비스트, 선거자금, 무역협회, 슈퍼 PAC에 기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 문서에서 엔비디아는 이사회 산하 지명·기업지배구조위원회(NCGC)가 공공정책 관여와 책임성을 감독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 로비 활동은 분기별로 공개 신고되며, 정부관계와 공공정책, 관련 지출에 관한 정책과 관행은 경영진이 NCGC에 보고한다고 적었다.
PAC는 미국 선거자금 제도에서 정치자금을 모아 쓰는 위원회다. FEC는 PAC를 회사·노조·협회 등이 설립·운영하는 분리기금(SSF), 비연결 위원회, 슈퍼 PAC 등으로 나눈다.
SSF는 연결된 조직의 개인에게서만 기부를 모을 수 있다. 직원 기금 PAC는 통상 회사 재무 지출과 구분되지만, 회사가 설립·관리하는 구조라면 기업의 정책 접촉면과 완전히 별개로 보기는 어렵다.
이 점이 이번 보도의 핵심이다. 엔비디아가 실제 PAC를 등록하면 회사 돈으로 선거에 지출하는 것과 직원 기부를 모아 운영하는 것은 제도상 구분된다. 그러나 엔비디아라는 이름이 워싱턴 정치자금 공개 체계 안에 등장한다는 점은 남는다.
AI 업계 안에서도 선택은 갈린다. 오픈AI(OpenAI)는 6월 1일 공개 글에서 여러 기술기업이 직원 기금 PAC를 만들거나 기존 PAC에 자금을 대고 있지만, 오픈AI에는 직원 기금 PAC가 없고 슈퍼 PAC나 후보·캠페인에 기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앤트로픽(Anthropic)의 AnthroPAC는 FEC 공개 데이터에서 4월 3일 등록된 법인 PAC로 확인된다. AI 기업들이 같은 정책 환경에 놓여 있어도 정치자금 조직을 두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는 의미다.
로이터는 2026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크립토, AI, 온라인 베팅 업계의 정치지출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는 AI 관련 정치그룹과 기업·임원 자금이 선거 경쟁에 이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짚었다.
엔비디아 보도는 이 흐름 속에서 나왔다. AI 반도체 공급과 대중국 수출통제, 데이터센터 입지 문제는 기업 실적뿐 아니라 정부 정책과 직접 맞물린다.
본지는 앞서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지역 반발이 정치권 압박으로 번지는 흐름을 다룬 바 있다. 대규모 AI 인프라가 전력망, 토지 이용, 지역 여론과 부딪히면서 기술기업의 정책 대응 부담도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워싱턴 대응 조직도 보강했다. 로이터는 6월 11일 엔비디아가 브루스 앤드루스(Bruce Andrews) 베테랑 로비스트를 워싱턴 정부관계 책임자로 영입했다고 전했다.
직원 기금 PAC가 등록될 경우 이후 FEC 신고를 통해 위원회 명칭과 회계 책임자, 수입·지출, 현금 보유액이 공개된다. 정치 성향이나 지출 방향도 실제 신고 파일이 나와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단계에서 엔비디아가 회사 돈으로 선거에 개입한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직원 기금 PAC와 기업 재무 지출은 FEC 규정상 다르게 다뤄지며, 다음 확인 지점은 FEC 등록과 정기 보고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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