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금융권의 양자컴퓨팅 보안 전환을 다룰 ‘양자 대비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 결제망과 시장 인프라, 디지털자산 수탁·지갑 보안에 쓰이는 암호 체계를 양자내성암호로 옮기는 문제가 민관 협의 의제로 올라갔다.
미국 재무부는 24일 발표문에서 태스크포스가 금융권의 양자 안전 기술 전환을 질서 있고 운영 복원력 있는 방식으로 앞당기기 위한 공공·민간 이니셔티브라고 밝혔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은 경제를 움직이는 기술을 보호하는 데 앞서야 한다”고 말했다.
태스크포스의 작업축은 △금융권 정렬과 포스트 양자 암호 전환 △제3자·벤더 준비 △디지털자산과 신흥기술 위험 등 세 가지다. 참여 주체는 정부, 금융기관, 금융시장 인프라, 기술 공급업체, 민간 부문 대표다.
재무부는 핵심 의존성 파악, 암호 민첩성 개선, 상호운용성 제고, 운영 복원력 강화, 제3자 의존성과 디지털자산 관련 이행 과제를 다룬다고 설명했다. 암호 민첩성은 기존 암호 방식을 필요할 때 빠르게 교체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22일 서명한 행정명령 14412에 기반을 뒀다. 백악관은 이 명령에서 대형 양자컴퓨터가 널리 쓰이는 암호 보안 체계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행정명령은 연방 고가치 자산과 고영향 시스템이 2030년 12월 31일까지 키 합의에 포스트 양자 암호를 쓰고, 2031년 12월 31일까지 디지털 서명에도 이를 적용하도록 했다. 적용 대상은 연방 시스템과 관련 조달 계약자다.
민간 거래소와 수탁업체, 지갑 사업자에 같은 일정이 그대로 부과된 것은 아니다. 다만 디지털자산이 태스크포스의 별도 작업축에 포함되면서 암호화폐 보안 인프라도 금융 시스템 차원의 점검 대상에 들어갔다.
국내 독자에게 핵심은 비트코인(BTC) 가격 전망이 아니라 수탁 인프라 점검이다. 거래소, 수탁업체, 지갑 사업자는 공개키 노출, 주소 재사용, 서명 방식 전환 같은 실무 문제를 다뤄야 한다.
본지는 앞서 미국 재무부가 BTC 수탁·지갑 보안 논의를 연방 협의 테이블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도 이번 조치가 BTC 네트워크나 민간 블록체인에 직접 마감일을 정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양자내성암호는 양자컴퓨터와 기존 컴퓨터의 공격을 모두 견디도록 설계된 암호 방식이다. 금융 데이터, 결제 시스템, 디지털 신원, 시장 인프라는 모두 암호 기술에 의존하기 때문에 전환은 단순 기술 교체보다 운영 리스크 관리에 가깝다.
디지털자산 업계에서는 공개키가 이미 드러난 주소와 주소 재사용분이 주요 점검 대상이다. BTC 양자 리스크도 현재 기준으로는 즉시 위협이 아니라 지갑과 수탁 인프라의 사전 대응 문제에 가깝다는 평가가 제시된 바 있다.
재무부 발표는 금융기관과 기술 공급업체, 시장 인프라 운영자가 같은 전환 기준을 맞추는 데 초점을 둔다. 암호 체계는 한 기관이 먼저 바꾼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결제, 청산, 수탁, 고객 인증 체계가 서로 맞물려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책임 있는 핀테크 연구소는 디지털자산 수탁업체 세이프헤론과 함께 지역 간 포스트 양자 보안 파일럿을 시작했다.
이번 태스크포스의 확인된 시간표는 연방 시스템의 2030년 키 합의 전환과 2031년 디지털 서명 전환이다. 민간 디지털자산 인프라에는 직접 시한이 제시되지 않았지만, 양자내성암호 전환 논의는 전통 금융망과 가상자산 인프라를 함께 다루는 단계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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