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회계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뉴질랜드의 제로(Xero Ltd)가 미국 시장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이스라엘 핀테크 기업 멜리오(Melio Solutions)를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에 인수한다. 이번 인수는 현금과 주식을 병행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멜리오는 2018년에 설립된 B2B 결제 전문 기업으로, 중소기업 간 송금 및 회계 업무를 간소화하는 디지털 결제 플랫폼을 핵심 서비스로 제공해 왔다. 복잡한 거래 과정을 자동화하고, 기업이 계좌이체나 신용카드 등을 통해 유연한 방식으로 공급업체에 대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특징이다. 특히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업체에게도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중개하면서 기업들의 현금 흐름 관리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멜리오의 플랫폼은 퀵북스(QuickBooks) 같은 기존 회계 소프트웨어와 손쉽게 연동돼 장부 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승인 절차를 사용자 맞춤형으로 구성할 수 있는 협업 기능까지 더해져 팀 단위의 지출 관리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해 왔다.
제로는 멜리오의 인수를 통해 특히 미국 중소기업(SMB) 고객의 회계와 결제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수킨더 싱 캐시디(Sukhinder Singh Cassidy) 제로 CEO는 성명을 통해 “멜리오의 기술력과 인재를 더하면서 북미 시장에서 제로의 영향력을 한층 강화하고, 미국 중소기업과 회계사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회계와 지불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것은 고객 니즈에 직결되는 중요한 진화”라고 덧붙였다.
멜리오는 인수 전까지 총 6차례 라운드를 통해 약 6억 3,800만 달러(약 9,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상태였다. 2024년 10월에는 기업가치 20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 기준으로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 규모의 시리즈 펀딩도 마쳤다. 투자자로는 피서브(Fiserv), 악셀 파트너스, 제너럴 캐털리스트, 쓰라이브 캐피털, 코튜 매니지먼트 등 글로벌 유력 벤처 및 사모펀드가 참여했다.
이번 인수는 실질적으로 제로가 미국 내 비즈니스 플랫폼 강화 및 직간접 수익 모델 다변화에 나섰음을 의미한다. 클라우드 기반 회계 시스템과 디지털 결제 기술이 결합되면서, 양사의 성장 시너지가 미국 중소기업 시장에서 빠르게 발생할 것이란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