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닷컴(Crypto.com)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초기 비트코인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라이트코인(LTC)과 도지코인(DOGE)은 채굴 메커니즘을 공유하면서 전혀 다른 활용성과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두 토큰 모두 Scrypt 기반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 방식을 따르지만, 라이트코인은 효율성과 실용성에, 도지코인은 커뮤니티와 밈 문화에 더 가치를 둔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의 은’으로 불리며, 실시간 송금과 낮은 거래 수수료를 목표로 2011년 발표되었다. 창립자 찰리 리는 ASIC에 의한 채굴 중앙화를 억제하기 위해 Scrypt 해싱 알고리즘을 도입했지만, 2014년 이후 ASIC 채굴기가 도입되며 저항력은 약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Mimblewimble 기반 MWEB 업그레이드, 그리고 NFT, 스마트 계약 등을 지원하는 OmniLite 프로토콜 등 기술적 진화는 지속되고 있다. 2024년 현재 LTC는 약 7,500만 개가 유통 중이며, 총 공급량은 8,400만 개로 제한되어 있어 수요에 따라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도지코인은 2013년 라이트코인 포크로 시작된 밈 기반 자산이다. DOGE는 ‘매일 착한 일 하기’라는 컨셉과 바이럴 커뮤니티 문화를 기반으로 수용되었으며, 팁핑, 결제 등 단순한 유즈케이스와 소셜미디어 채택률로 확산되었다. 크립토닷컴 보고서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제한 없는 공급구조를 가지며, 매분마다 1만 개의 DOGE가 발행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유동성을 전제로 한다. 이는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위험을 동반한다.
두 토큰은 해시 알고리즘이 같기 때문에 가능해진 병합 채굴을 통해 생존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2014년 라이트코인의 제안으로 병합 채굴이 시작되었고, 이는 도지코인의 해시레이트 강화 및 51% 공격에 대한 저항력 확보로 이어졌다. 채굴자는 한 번의 채굴 작업으로 두 네트워크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토크노믹스 측면에서 라이트코인은 반감기를 통해 공급량이 점차 줄어드는 구조인 반면, 도지코인은 고정된 블록 보상을 유지해 새로운 유통량이 지속적으로 공급된다. 이는 라이트코인이 희소성을 전제로 한 자산 가치 저장 수단에 가깝다면, 도지코인은 대중적 유통과 일상 결제를 위한 접근성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임을 보여준다.
실제 사용처 확대 측면에서도 라이트코인은 Travala, RE/MAX 등 4,000개 이상의 글로벌 판매자가 채택하고 있으며, 도지코인은 Tesla, Microsoft, AMC 등에 의해 틈새 결제수단으로 채택되었다. 이는 두 자산이 각각 신뢰성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생태계를 확장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가총액과 시장 반응도 그 차이를 드러낸다. 라이트코인은 약 52억 달러 규모로 20위에 머무는 반면, 도지코인은 206억 달러로 8위에 올라 있으며, 커뮤니티 규모 면에서도 도지코인은 X에 400만 명, 레딧에서는 25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해 암호화폐 중 가장 강력한 팬덤 중 하나로 손꼽힌다. 크립토닷컴은 도지코인을 단순한 밈 코인을 넘어 사회적 참여를 이끄는 디지털 자산으로 평가했다.
두 자산 모두 명확한 로드맵은 없지만, 커뮤니티 기반의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라이트코인은 아토믹 스왑, 블록 탐색기 개선 같은 기술 업그레이드가 진행 중이며, 도지코인은 Dogemedia, Gigawallet 도입을 포함한 코어 업데이트 및 개발자 친화적 문서 구축이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라이트코인과 도지코인은 같은 기술 토대를 공유하면서도, 각자의 철학과 전략 아래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라이트코인은 기능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대체 결제 수단으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도지코인은 커뮤니티 열정과 밈 문화의 증폭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획득했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암호화폐 생태계가 더욱 성숙해지는 가운데, 이들 초기 알트코인들의 지속 가능성과 적응력은 여전히 중요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