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AI 챗봇 '클로드'에 음성 모드 추가…오픈AI에 정면 승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자사 AI 챗봇 '클로드(Claude)'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새로운 음성 대화 모드를 도입했다. 이번 업데이트로 iOS와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은 자연어 음성 명령을 통해 클로드와 대화하고, 구글 캘린더, 구글 문서, 지메일 등 개인 자료를 검색해 음성으로 요약 결과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주요 일정, 회의 자료 등을 손쉽게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현재 클로드의 음성 대화 모드는 영어에 한정되어 있고, 웹 버전이나 API 지원은 포함되지 않아 개별 사용자 중심의 모바일 이용에 머무른다. 그러나 앤트로픽은 해당 기능을 앞으로 몇 주에 걸쳐 모든 모바일 앱 이용자에게 순차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는 AI 음성 비서 분야에서 개방형 AI를 선도해 온 오픈AI(OpenAI)와의 경쟁을 의식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픈AI는 2023년 말부터 챗GPT에 음성 대화 기능을 도입했지만, 이번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그에 못지않은 수준으로 기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요금제인 클로드 프로(월 $20, 연 $214.99) 및 클로드 맥스(월 $100) 가입자는 외부 앱과의 통합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음성 인터페이스는 단순한 대화에 그치지 않고, 'Buttery', 'Airy', 'Mellow' 등 다양한 음성 톤과 대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어 몰입감을 더한다. 각 대화는 음성 및 텍스트로 기록되며, 요약 노트 기능을 통해 쉽게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클로드의 음성 모드가 텍스트와 음성 간 자유로운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대화를 텍스트로 시작했다가 자연스럽게 음성으로 전환하거나 그 반대로 이어갈 수 있어 사용자의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문서나 이미지 등 복잡한 콘텐츠도 음성 명령으로 분석할 수 있어 업무나 일상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다.

한편 앤트로픽은 이번 음성 모드 공개와 함께, 무료 사용자 대상 웹 검색 기능도 정식 도입했다. 이를 통해 실시간 인터넷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동적 질문 응답이 가능해졌으며, 최신 뉴스나 주식 시장 동향 등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에 대한 실시간 이해도가 높아졌다.

앤트로픽은 설립 초기부터 음성 기술 개발에 주력해왔으며, 기존에도 아마존 알렉사+와 오터AI의 자동 음성인식 시스템을 지원해온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음성 모드는 클로드 4 시리즈, 구글 워크스페이스 통합 기능, 확장된 리서치 기능 등과 함께 앤트로픽의 전방위적인 AI 사용자 경험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앤트로픽 측은 “캘린더 요약, 문서 검색 같은 개인화 기능을 손쉽게 사용하는 사례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 업데이트는 일상과 업무에서 인공지능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사용자는 이제 단순한 챗봇을 넘어, 일상적인 AI 보조자 역할을 수행하는 클로드의 다음 단계를 체감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