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랄, 음성 AI 시장 판 흔든다…오픈소스 '복스트랄' 전격 공개

미스트랄(Mistral)이 오픈소스 기반 음성 AI 모델 ‘복스트랄(Voxtral)’을 공개했다. 이번 모델은 단순한 음성 인식 기술을 넘어 요약, 문맥 이해, 다국어 지원, 사용자 음성 명령 기반의 기능 실행까지 가능한 범용 음성 인공지능으로, 그동안 폐쇄형 고가 모델들이 장악한 시장에 균열을 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복스트랄은 24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대형 버전과 엣지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30억 매개변수의 경량화 모델 두 가지로 제공되며, 아파치2.0 라이선스로 개발자와 기업에 자유롭게 배포된다. 대형 모델은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소형 모델은 현장 중심 구현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미스트랄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음성은 인간이 정보를 주고받는 최초의 인터페이스였고, 지금도 가장 자연스러운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방식"이라며 "그러나 현재 음성 AI 시스템은 여전히 신뢰도 낮고 유연성이 부족하거나 고가의 유료 모델에만 의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복스트랄은 이러한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개발됐다고 덧붙였다.

복스트랄은 API와 웹 기반 전사 서비스, 챗봇 플랫폼 ‘르 샤(Le Chat)’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특히 분당 $0.001(약 1.4원)의 저렴한 요금은 현존 상용 API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기업 고객에게 비용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보인다.

복스트랄은 최대 3만2천 토큰 컨텍스트를 지원하며, 약 30~40분 분량의 오디오를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 단순 전사 기능을 넘어, 오디오 내 의미적 맥락 파악, 요약 제공, 질문 응답, 그리고 사용자의 실시간 음성 지시를 바탕으로 특정 기능을 호출할 수 있어 활용도가 상당하다.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힌디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네덜란드어 등 여러 언어를 자동 인식하며, 다국적 기업의 업무 통합이나 글로벌 고객 지원 환경에도 적절하다.

기업 고객을 위한 추가 기능도 강화됐다. 자체 시스템 내 모델 통합을 위한 사설 배포 옵션, 산업별 특화 모델 튜닝, 우선 기술 지원 등이 포함됐다. 실용성과 확장성을 겸비한 이 같은 접근 방식은 기업용 음성 AI 솔루션 시장에서 미스트랄의 입지를 더욱 넓혀줄 전망이다.

음성 AI 시장은 최근 급변 중이다. 오픈AI의 위스퍼(Whisper), 일레븐랩스(ElevenLabs)의 스크라이브(Scribe) 등 다양한 솔루션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화이트캐슬과 같은 패스트푸드는 사운드하운드(SoundHound)를 접목해 드라이브스루 음성 주문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음악, 회의 녹취, 사용자 보조 기능까지 음성 인식의 활용 분야는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미스트랄은 복스트랄이 위스퍼와 비교해 단어 오류율이 낮고 전체 시스템 이해도 측면에서 오픈AI의 GPT-4o-mini와 구글의 제미니(Gemini) 2.5 플래시 수준까지 도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음성 기반 번역 작업에서는 동급 최고 성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오픈소스 음성 모델에 대한 수요가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가운데, 복스트랄 출시에 대해 소셜 미디어에서는 "마침내 위스퍼에 필적하는 오픈소스 솔루션이 나왔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사용자는 “폐쇄적 AI로 가는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지만, 이번 공개로 오픈소스가 다시 희망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복스트랄은 단순한 엔지니어링 성과를 넘어, 음성 AI의 민주화와 개방형 생태계 확장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제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상용 솔루션을 위협할 만큼 성능과 안정성을 갖춘 오픈소스 모델들이 늘어나면서, AI 산업의 권력 지형도 달라질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