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개발과 AI가 나란히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열린 오픈소스 서밋 북미 행사에서는 기술, 커뮤니티, 정책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중요한 논의들이 쏟아져 나왔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이번 행사는 오픈소스 기술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이를 둘러싼 산업적, 정책적 과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이었다.
앱 개발과 현대화를 주제로 한 세션에 참여한 폴 나샤와티는 기업들이 기존 유산 애플리케이션과 AI 기반 기술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와 ‘거버넌스’가 핵심 고민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이전트 기반 기술과 현대화 프레임워크의 결합이 이러한 전환을 가속한다고 설명했다.
AI는 오픈소스 기술 성장의 ‘가속 페달’ 역할을 하고 있다. 나샤와티는 조직의 61%가 AI 플랫폼에 투자하고 있으며, AI 도구와 범용 개발자들의 접목으로 기술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속도의 대가로 ‘보안’과 ‘관찰 가능성’ 문제도 함께 커지고 있으며, 민첩성과 규율 간 균형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오픈소스 기술의 경제적 가치도 재조명됐다. 리눅스재단 경제 자문역 프랭크 나글은 오픈소스 기술이 산업 전반에 미칠 경제적 파급력이 최대 9조 달러(약 1,296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오픈소스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스타트업은 최대 2배의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단순한 ‘무료 코드’가 아닌 전략적 투자처임을 강조했다.
크로노스피어가 공개한 ‘Logs 2.0’ 솔루션은 클라우드 기반 관찰 가능성을 구현하는 데 최적화된 로그 관리 기술이다. 마틴 마오 CEO는 연간 250% 증가하는 원격 데이터 속에서 실질적인 정보만을 보존하고, 메트릭·트레이스와 통합된 분석을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장애 분석을 혁신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이 주도하는 사이버 회복력 법(CRA)은 오픈소스 기술 보안 체계를 근본부터 재구성하고 있다. 오픈SSF의 최고 보안 설계자인 크롭 로빈슨은 CRA가 글로벌 소프트웨어 공급망 전반에 강제력을 발휘함에 따라, 오픈소스 기술 관리자는 보안 프레임워크와의 정렬을 통해 생존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릴리스된 페어 패키지 매니저는 워드프레스 생태계의 공급망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한 분산형 배포 솔루션이다. 리눅스 재단 주도로 개발된 이 툴은 GDPR 준수와 플러그인 보안성을 강화하면서도 커뮤니티의 통합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에이전틱 AI 발전과 맞물려 오픈소스 생태계는 상호운용성을 위한 표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AW의 개발자 앤트제 바르트는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 구현을 위해 A2A 프로토콜, Strands SDK 같은 기반 기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쿠버네티스 운영비용을 절감하도록 돕는 쿠버코스트, 자사 GPU 대신 다양한 언어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고성능 런타임 ‘엘라이드’ 등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PyTorch 재단은 AI 모델 전용 오픈 라이선스(OpenMDW)를 공개하며 AI 환경에 맞는 새로운 법적 기준을 제시했다.
이번 서밋은 단순한 코드 경쟁을 넘어, 오픈소스가 AI, 인프라, 보안, 정책이라는 복합적 지형 속에서 어떻게 균형 있게 진화해야 하는지를 조망한 자리였다. 오픈소스 기술은 개방성과 협업적 철학을 바탕으로, 여전히 미래 기술 개발의 핵심 동력임을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