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은행 바카 셀라(Banca Sella)가 유럽연합 ‘MiCA’ 규정에 따른 신고 절차를 마치고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 자격을 확보했다. 전통 은행이 규제 틀 안에서 디지털자산 사업에 본격 진입했다는 점에서, 이탈리아 금융권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은행은 현지시간 수요일 발표에서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암호화폐 자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은행이라고 밝혔다. 바카 셀라는 2026년을 목표로 디지털 자산의 보관, 이전, 수신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며, 고객은 ‘선별된 범주’로 제한될 예정이다.
바카 셀라는 셀라 그룹(Sella Group)의 상업은행이다. 그룹에 따르면 300개에 가까운 지점과 24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승인으로 이탈리아 은행권은 MiCA 체계 아래에서 디지털자산 시장에 규제된 방식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진입점을 갖게 됐다.
아드레아 테세라 바카 셀라 디지털뱅킹 총괄은 토큰화가 ‘즉시성’, ‘상호운용성’, ‘프로그램 가능성’을 갖춘 결제로의 전환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정된 암호화폐 서비스 역시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디지털자산 실험, 제도권 서비스로 이동
바카 셀라의 MiCA 승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은행은 2022년 이탈리아 중앙은행의 핀테크 밀라노 허브가 주도한 분산원장기술(DLT) 시범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또 내부에 DLT·디지털자산 전담팀을 꾸렸고, 유로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는 37개 유럽 은행 컨소시엄 ‘키발리스’(Qivalis)의 창립 멤버 중 하나이기도 하다.
디지털은행 브랜드 ‘하이프’(Hype)를 통해서도 이미 암호화폐와 접점이 있었다. 하이프는 이탈리아 암호화폐 기업 코니오(Conio)와 협력해 비트코인(BTC) 지갑 서비스를 통합했고, 2020년부터 고객이 앱 안에서 비트코인을 사고팔고 송금·수신할 수 있도록 했다.
코니오는 첫 은행 연동이 2020년 3월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하이프 웹사이트에는 성인 고객이 지갑을 만들고 앱에서 비트코인을 직접 매매하거나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안내돼 있다. 2024년 로이터는 바카 셀라가 약 130만명의 고객을, 하이프는 약 17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MiCA 승인으로 바카 셀라는 유럽 은행권에서 드물게 ‘암호화폐 서비스’와 규제 은행업을 결합한 사례가 됐다. 유럽 금융사들이 단순한 시범사업을 넘어 라이선스 기반의 보관 서비스, 토큰화 결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로 이동하는 흐름도 더 분명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