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의 외화 반출 감시가 강화되면서 올해 2분기 외화 밀반출 적발과 제재 건수가 뚜렷하게 늘었다. 책갈피에 달러를 끼워 숨기는 방식이 사회적으로 알려진 뒤 세관과 공항공사가 보안검색 체계를 손질한 결과가 통계로 나타난 것이다.
12일 인천공항본부세관 등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인천공항에서 외화 밀반출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례는 11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3건보다 6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액 외화 밀반출과 관련해 조사 의뢰로 넘어간 건수도 17건에서 28건으로 64.7% 늘었다. 통상 미화 1만달러를 초과해 3만달러 이하의 외화를 신고 없이 반출하다 적발되면 위반 금액의 5%를 과태료로 내야 하고, 3만달러를 넘으면 형사처벌 가능성이 있는 조사 대상이 된다.
적발 방식도 갈수록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이번 단속 기간에는 외국인 A씨가 휴대용 가방에 넣은 보온병 안에 수천만원 상당의 지폐를 숨겼다가 보안검색에서 적발됐고, 외국인 B씨는 별도 신고 없이 10만홍콩달러, 우리 돈 약 1천920만원을 가방에 넣어 출국하려다 엑스레이 판독 과정에서 붙잡혔다. 건강기능식품 내부에 현금을 감춘 사례도 확인됐다. 단순 휴대가 아니라 물품 속에 은닉하는 수법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공항 보안과 세관 검사 사이의 연계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변화의 배경에는 제도와 현장 대응의 동시 강화가 있다. 인천공항세관은 이른바 '책갈피 달러' 방식의 밀반출 가능성이 제기된 뒤 지난 3월 말 외화 검사 전담 부서를 신설했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단속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지원했다. 이후 양 기관은 보안검색과 엑스레이 판독을 함께 활용하는 이중 차단 체계를 구축하고, 여행객을 상대로 외화 자진 신고 캠페인도 벌였다. 그 결과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외화 반출 자진 신고 건수는 2천17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872건보다 16% 늘었다. 단속만 강화된 것이 아니라 신고 유도 효과도 함께 나타난 셈이다.
정책 당국은 앞으로 기술 기반 감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공항세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함께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폐 자동 탐지 알고리즘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금 반출은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는 가능하지만, 신고 의무를 피하려는 시도가 계속되면 공항 보안검색은 더 정교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공항 출국 절차 전반에서 현금 은닉 탐지와 자진 신고 관리가 한층 강화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