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기반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루미너리 클라우드(Luminary Cloud)가 7,200만 달러(약 1,037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며 물리적 제품 설계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차세대 비전을 본격화했다.
루미너리는 지난해 출범 당시부터 데스크톱에 의존하던 기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시장의 한계를 넘어설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투자금은 자사가 개발한 ‘피직스 AI(Physics AI)’ 연구 고도화와 함께 관련 산업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및 영업 인력 확충에 투입될 예정이다.
산마테오에 본사를 둔 루미너리는 엔지니어들이 데스크톱 시뮬레이션 도구를 활용할 때 수 시간 이상 걸리던 과정을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통해 최대 100배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신속한 설계 반복과 실시간 예측을 가능케 하는 피직스 AI는 자동차, 항공기, 전자기기처럼 실제 제품의 작동 조건과 환경을 정밀 반영해 설계 단계에서부터 제품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회사 측은 “지금까지 AI는 지식 기반 산업에는 깊숙이 침투했지만, 실제 세상을 설계하고 구축하는 방식에는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자사의 기술이 현장의 혁신을 이끌 전환점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루미너리는 업종 특화형 AI 모델 라인업인 ‘시프트(Shift)’ 시리즈도 공개했다. 혼다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SUV 설계 전용 모델 ‘시프트-SUV’와 오토 항공과 공동 개발한 항공기 설계용 ‘시프트-윙’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외부 기능과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는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서버’, 엔지니어들의 워크플로우 설계와 결과 도출을 도와주는 AI 기반 노트북 환경도 새롭게 지원된다.
기존 설계 주기가 단축되고 시장 진입 속도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루미너리는 초고속 시뮬레이션이 단순한 ‘기술적 선택지’가 아닌 ‘사업 생존 조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지멘스 벤처 캐피털(N47)을 비롯해 수터 힐 벤처스, 엔비디아의 벤처 부문인 NVentures가 참여했다. 루미너리는 이러한 자금 유치와 기술 투자 확대를 통해 자사의 플랫폼을 단순 개발 도구가 아닌 실제 생산 현장에서 활용되는 시뮬레이션 모델의 ‘공장’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