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국제 경제 포럼에 대거 참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도 함께 커지고 있다.
오는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은 APEC 정상회의의 공식 부대행사로, 세계 각국의 주요 경제 리더들이 모이는 자리다. 이번 포럼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며, 1천700여 명의 글로벌 기업인과 고위 임직원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900명 이상이 참석 의사를 밝혔고, 초청된 주요 인사들의 최종 일정 조율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이 포럼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그의 역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8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직접 젠슨 황을 만나 방한을 요청했고, 그는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10월 31일 행사 마지막 날에 AI 기술을 주제로 한 단독 세션을 맡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젠슨 황의 한국 방문이 성사되면 단순한 포럼 참석을 넘어 경제외교적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정상과의 면담은 물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현장을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기술 공급자와 제조 기반 간 연대를 강화하고, AI 칩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샘 올트먼 오픈AI CEO 역시 참가가 유력한 인사로 꼽힌다. 오픈AI는 최근 국내에 법인을 설립하고 카카오 등과의 기술 제휴를 준비 중일뿐 아니라, 정부의 AI 주권 정책인 ‘소버린 AI’에도 협력할 뜻을 내비친 상태다. 이 외에도 팀 쿡 애플 CEO,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등 세계 주요 테크 기업과 금융권 수장들의 참석 여부도 점차 윤곽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와 산업계는 APEC 의장국으로서의 입지를 활용해 글로벌 거물들을 초청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 총수들도 자사 네트워크를 통해 적극적인 연계에 나서는 가운데, 이번 포럼이 단순한 외교 행사를 넘어 새로운 기술 협력 및 투자 창구로 기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한국의 전략적 입지 강화를 동시에 견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이은 대형 테크 기업과의 접촉은 한국 경제가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