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이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과 손잡고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금융 분석 서비스 ‘엑사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엑사원-BI)’가 정식으로 상용화되며 글로벌 금융 시장에 발을 들였다. AI 기술을 금융 데이터 분석 전 과정에 적용한 이번 시스템은 기존 금융정보 서비스의 한계를 기술적으로 돌파한 사례로 평가된다.
엑사원-BI는 단순 자동화 도구를 넘어, 분석부터 예측, 보고서 생성까지의 모든 과정을 인공지능이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점이 특징이다. 사람의 개입 없이 AI 혼자 금융 흐름을 판별하고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최근 금융권이 직면한 ‘블랙박스’(인공지능 판단의 불투명한 내부 구조) 문제를 줄이는 데 의미가 크다. 특히 이 서비스는 LSEG가 제공하는 방대한 금융 데이터와 결합되어, 대형주부터 중소형 종목까지 자본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분석 역량을 확보했다.
엑사원-BI는 4개의 역할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모듈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를 갖췄다. 먼저 ‘AI 저널리스트’가 경제 뉴스, 공시, 거시경제 지표 등 다양한 외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데이터로 가공한다. 이어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경제학자’가 거시적 흐름과 시장 전망을 예측하고, ‘AI 애널리스트’는 개별 종목별 영향 요인을 분석해 이해하기 쉬운 보고서를 작성한다. 마지막으로 ‘AI 의사결정자’는 보고서를 기준으로 다양한 투자 시나리오를 평가하고 점수를 산출해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생성된 정보는 ‘AEFS’라는 데이터 상품으로 재가공돼 판매된다. 이는 전통적인 리서치 분석 방식과 달리, 생성 AI 기술에 기반해 실시간에 가까울 정도의 정보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결과에 대한 설명 코멘터리가 함께 제공되어, 사용자들이 AI의 분석 논리를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구조도 갖췄다.
LG AI연구원은 이번 협력을 한국 인공지능 기술력이 글로벌 금융 산업에서 실제 가치를 가지게 된 첫 사례로 보고 있다. 특히 ‘버티컬 AI’(특정 산업에 특화된 인공지능)라는 전략이 국제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평가다. LSEG 또한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금융 연구의 효율성과 정밀도가 동시에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AI가 금융 분석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는 흐름은 앞으로 더욱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보고서 자동 생성, 시장 예측, 투자 판단 보조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AI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인간 분석가와의 협업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투자 결정 방식 자체가 변화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