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최근 개최한 'TechXchange 2025' 컨퍼런스에서 기업용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실질적 도입에 초점을 맞춘 청사진을 제시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 행사에서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실제 업무에 어떻게 융합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발표가 이뤄졌다. 핵심은 AI 기술에 대한 막연한 비전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도입 로드맵을 그리는 데 있었다.

AI의 발전 속도는 과거 인터넷 도입기의 변화를 능가하며 기업 전반의 근본적인 운영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확산으로 데이터 상호작용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고, 데이터 사용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MIT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실제로 성공적으로 적용한 기업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 이는 기술 부족이 아닌, 사용 편의성과 신뢰성, 그리고 규제 준수의 장벽 때문이다.

IBM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적 접근을 소개했다. 첫째, IBM은 생성형 AI 분야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안트로픽과의 협업을 통해, IBM의 레거시 인프라에 Claude 모델을 통합하고자 한다. 이는 금융이나 제약처럼 보안·규제 기준이 엄격한 산업군에서도 AI 적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초석이다. 안트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도 무대에 올라 “IBM의 인프라 이해와 산업별 전문성을 통해 현장 도입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발표는 내부 소프트웨어 개발자 생산성을 45% 이상 끌어올린 ‘프로젝트 Bob’이다. Java 7에서 17로의 버전 마이그레이션을 불과 몇 분 만에 완료할 정도로 속도를 향상시킨 이 도구는 자연어를 코드로 변환하는 기능을 통해 개발자들이 반복적인 업무에 소모하는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이고 있다. IBM은 이를 코드를 자동화하는 단순 툴이 아닌, 숙련된 엔지니어의 동료로 자리매김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운영의 복잡성을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 인프라그래프'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IBM이 해시코프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한 실시간 관계형 인프라 그래프 시스템으로,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CI/CD 파이프라인, 보안 모듈 등에서 분산된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하여 운영 인텔리전스를 구현한다. 취약점 발생 시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 자산을 파악하고 자동 조치까지 가능하게 하는 구조로, 인간과 AI 모두의 실시간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IBM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단순한 AI 기술 전시가 아닌, 실제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과 도입의 로드맵을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AI 스타트업들보다 덜 화려할 수 있지만, IBM의 신뢰성과 규모, 그리고 도메인 지식은 기업이 생성형 AI를 안정적으로 도입하는 데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더 이상 AI는 가능성이 아닌, 신속히 채택해야 할 경쟁력의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