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생명공학 혁신 스타트업 프로플루언트 바이오(Profluent Bio Inc.)가 제프 베이조스를 비롯한 주요 투자자들로부터 1억 600만 달러(약 1,526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차세대 단백질 설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베이조스의 벤처펀드 '베이조스 익스페디션(Bezos Expeditions)'과 얼티미터 캐피털(Altimeter Capital)이 공동 주도했으며, 스파크 캐피털, 인사이트 파트너스, 에어 스트리트 캐피털 등도 참여했다. 현재까지 프로플루언트가 확보한 누적 투자금은 총 1억 5000만 달러(약 2,160억 원)에 이른다.

프로플루언트는 생물학을 더 프로그래밍 가능하게 만든다는 목표 아래, 기존 생명과학 기술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택하고 있다. 자사 모델에 간단한 자연어로 원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기술하면 AI가 자동으로 해당 기능을 지닌 DNA 염기서열을 설계해내는 방식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자체 개발한 첨단 AI 모델과 1,150억 개 이상의 단백질 서열 정보를 담은 프라이빗 데이터셋 '프로틴 아틀라스(Protein Atlas)'다. 이는 지금까지 구축된 단백질 데이터 중 최대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는 AI 언어모델의 스케일링 법칙이 단백질 생성 과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을 입증하며 기술력의 잠재성을 입증했다. 데이터셋이 커질수록, AI 모델이 생성하는 단백질의 복잡성과 기능성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현재 대표적인 연구성과로는 오픈소스 유전체 편집 도구 '오픈크리스퍼-1(OpenCRISPR-1)'이 있으며, 해당 기술은 의료, 바이오테크 및 제약 업계에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단백질뿐 아니라 항체, 효소, 항원 등 다양한 생체분자 설계로 확대하려는 목표를 갖고 플랫폼 역량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알리 마다니(Ali Madani) 프로플루언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금은 실험실 수준에서 입증된 기술을 상업적 적용 단계로 전환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며 “치료제, 농업, 생물제조 전반에 걸쳐 맞춤형 단백질 설계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러 산업 파트너들이 이미 이 기술을 현장에 도입하고 있으며, 자사의 연구개발 역량은 분자 설계의 깊이와 범위를 계속해서 넓혀가고 있다.

한편, 베이조스는 이번 투자를 포함해 일주일 사이 세 차례나 AI 스타트업에 자금 지원을 단행하며 AI 기반 생명과학 및 로보틱스 분야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같은 날 그는 로보틱스 AI 기업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에 6억 달러(약 8,640억 원)를 공동 투자했으며, 닷새 전에는 AI 기반 실물경제 혁신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Project Prometheus)’를 공동 창업하며 64억 달러(약 9조 2,160억 원)라는 역대급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베이조스 본인이 공동 최고경영자로 직접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투자사인 얼티미터 캐피털의 자민 볼(Jamin Ball) 파트너는 “AI와 생물학, 치료제 기술에 전문성을 갖춘 프로플루언트는 이 분야에서 거대한 신산업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프로그래머블 생물학은 자연계 최대의 설계 공간을 열며, 수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향한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는 단순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의 성장을 넘어, AI가 생명과학 연구의 근본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