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ZN)이 미국 연방 정부의 인공지능(AI) 및 고성능 컴퓨팅(HPC) 역량 강화를 위해 최대 500억 달러(약 72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미국의 AI 기술 주도권 강화를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자,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정부 클라우드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AWS의 주요 정부 전용 클라우드 인프라인 ‘AWS 시크릿(Secret)’, ‘AWS 탑시크릿(Top Secret)’, ‘AWS 거브클라우드(GovCloud)’에 걸쳐 약 1.3기가와트 규모의 초고성능 컴퓨팅 및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한다. 이들 인프라는 미국 정보기관, 국방부를 비롯한 주요 연방 기관 및 방산 산업체들이 민감한 기밀 정보를 운용하는 데 최적화된 보안 요건을 갖춘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한다.

맷 가먼(Matt Garman) AWS CEO는 “미국이 AI와 HPC 분야에서 세계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업계를 대표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이번 투자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필수적인 기반 확충”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이 같은 움직임이 백악관의 ‘AI 액션 플랜’과 보조를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계획은 미국 내 AI 인프라 확대와 에너지 접근성 향상을 중점 과제로 설정하고 있으며, 연구자들에게 더 많은 컴퓨팅 리소스를 제공해 AI 기술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최근 들어 정부와 클라우드 기업 간 정책 정렬 및 지역 에너지 인프라 결합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에서, 아마존의 이 같은 선제적 투자 행보는 업계에서도 주목을 끌고 있다.

아마존은 앞서도 노스캐롤라이나와 펜실베이니아 등 에너지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300억 달러(약 43조 2,000억 원) 이상을 투입하며 전략적 거점을 확대해온 바 있다. 이번에는 AI 모델 훈련과 구축, 커스터마이징을 위한 세이지메이커(SageMaker), 모델 및 에이전트 배포를 위한 베드록(Bedrock)과 같은 AWS의 핵심 AI 서비스가 정부 기관에 제공된다. 또한 자사 AI 모델 ‘아마존 노바(Amazon Nova)’와 함께 앤스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주요 오픈소스 기반 모델들도 함께 지원할 예정이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AWS가 직접 설계한 트레이니엄(Trainium) AI 칩과 엔비디아(NVDA)의 AI 인프라도 포함된다.

가먼 CEO는 이 인프라를 통해 수많은 변수로 구성된 글로벌 보안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수주가 걸리던 업무도 단 몇 시간 내에 처리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사이버 안보, 에너지 혁신, 헬스케어 연구 등 정부 지원 산업은 물론, 방위 및 과학기술정책 전반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먼은 “AI는 정부 조직의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으며,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국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적 계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