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이 연말에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오픈AI(OpenAI)는 아마존(Amazon)으로부터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있으며, 전체 기업가치는 7,500억 달러(약 1,0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역시역대급인 40억 달러(약 5조 7,6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L 투자를 유치해, 1,340억 달러(약 193조 원)라는 고평가를 이끌어냈다. 투자자들은 두 기업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반면, 오라클(Oracle)은 핵심 파트너의 이탈로 인해 시장의 불신을 초래하며 대조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라클은 미시간주에 추진 중이던 1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자금 모집에 실패하며 주가 급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AI 수요는 오히려 거세지고 있는 분위기다. 마이크론(Micron)은 고대역폭 메모리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발표로 시장의 기대를 다시 끌어올렸다.
AI 모델 개발 경쟁 역시 계속되고 있다. 구글(GOOGL)은 새로운 경량형 모델인 제미니 3 플래시를 공개해 빠른 반응성과 향상된 추론 능력으로 호평을 받았고, 오픈AI는 이미지 편집 최적화 모델인 GPT 이미지 1.5를 공개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엔비디아(NVDA)는 자율 AI 에이전트를 위한 '네모트론 3' 모델 군을 발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AI 중심의 산업 변화는 기업 인수합병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비스나우(ServiceNow)는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아르미스(Armis)를 70억 달러(약 10조 800억 원)에 인수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이 결정이 과도하다고 판단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에너지 수요 급증 문제는 원자력 기술 투자를 부채질하고 있다. 방사선 혁신 기업인 라디언트 인더스트리(Radiant Industries)는 소형 원자로의 대량 생산을 겨냥해 3억 달러(약 4,320억 원)를 유치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트럼프 미디어 모회사도 핵융합 스타트업 TAE와 60억 달러(약 8조 6,400억 원)의 전량 주식 교환 방식으로의 합병을 추진해 관심을 모았다.
AI 분야의 인수 및 자금 유치 움직임은 계속됐으며, 특히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Waymo)는 1,100억 달러(약 158조 4,000억 원)의 평가액을 목표로 150억 달러(약 21조 6,000억 원)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아마존은 AI 조직 개편에 나섰다. 핵심 인프라 책임자인 피터 데산티스(Peter DeSantis)는 노바(Nova) 팀과 AI 연구, 커스텀 반도체, 양자 컴퓨팅을 통합한 새 그룹을 이끌며, 연말에 퇴임하는 로히트 프라사드(Rohit Prasad) AI 총괄의 뒤를 잇는다. 이는 아마존의 AI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밖에도 앤서로픽(Anthropic)의 AI 에이전트 표준화 시도, 'AI 설계자'를 위한 뉴럴 콘셉트(Neural Concept)의 1억 달러 자금 유치, AI 고객센터 기업 폴리AI(PolyAI)의 8,600만 달러 투자 유치, AI 기반 과학자 플랫폼 에디슨 사이언티픽(Edison Scientific)의 7,000만 달러 유치까지 다양한 투자 소식이 쏟아지며 시장에 흥분을 더했다.
AI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신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줌(Zoom)은 브라우저 접속과 에이전트 자동화 기능을 강화한 AI 컴패니언 3.0을 출시했으며, 어도비(Adobe)는 생성형 AI 기반 동영상 연출 도구를 공개했다. 구글은 이메일, 일정, 문서를 요약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테스트 중이다.
이처럼 오픈AI와 데이터브릭스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 혁신 대열이 이어지는 가운데, AI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닌 현재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시장은 이미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인프라, 에너지, 보안, 인사조직에 이르기까지 AI를 둘러싼 산업 전환은 더욱 깊이 확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