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기업 엔스케일(Nscale)의 총계약가치(TCV)가 1034억달러(약 143조3000억원)로 늘었지만, 2026년 상반기 실제 매출은 1억4060만달러(약 1950억원)에 그쳤다. 회사는 대규모 계약을 확보했지만 이를 매출로 전환할 인프라와 자금은 추가로 필요하다.
엔스케일은 1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S-1에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신청 티커는 NSCL이며 공모 주식 수와 가격 범위, 기업가치는 정하지 않았다.
공개 등록서 제출만으로 주식 거래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며, 공모 주식의 청약·배정과 거래 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TCV는 계약 전체 기간에 걸친 총계약가치다. 이미 매출로 인식된 금액이나 현금으로 확보한 자금과는 다르며, 엔스케일은 8월 31일 기준 실제 운영 중인 계약가치를 약 26억달러(약 3조6000억원)로 제시했다.
엔스케일은 설립 이후 TCV가 1억달러에서 103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활성 계약과 미래 계약을 합친 수치가 1034억달러인 만큼, 계약 규모가 단기간에 크게 늘었지만 실제 서비스 제공분과는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계약은 고객이 일정 기간 비용 지급을 약정하는 ‘take-or-pay’ 구조다. 다만 데이터센터와 GPU 인프라가 정해진 일정에 맞춰 가동되고 서비스 조건을 충족해야 계약 대금이 지급된다.
계약 확대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앤트로픽이 기여했다. 엔스케일은 2025년 9월부터 2026년 4월까지 마이크로소프트와 체결한 작업명세서가 2033년 12월까지 최대 438억달러(약 60조7000억원)의 지급을 규정한다고 S-1에 적었다.
앤트로픽과는 8월 25일 웨스트버지니아주 몬로크 컴퓨트 캠퍼스에서 엔비디아($NVDA) Vera Rubin NVL72 GPU를 운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446억달러(약 61조8200억원)이며 460MW 규모의 전용 GPU 인프라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엔스케일은 납품과 서비스 가용성 조건을 충족해야 앤트로픽으로부터 대금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계약 체결액 전체가 즉시 매출이나 현금으로 인식되는 구조는 아니다.
몬로크 캠퍼스의 초기 2GW 전력 용량은 2028년 상반기 가동될 예정이다. 엔스케일은 장기적으로 전력 용량을 8GW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을 제시했지만, 현재 캠퍼스는 본격적인 매출을 내는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
실적은 계약 규모와 큰 차이를 보였다. 2026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1040만달러에서 1억4060만달러로 1252% 증가했지만, 순손실은 10억2010만달러(약 1조4140억원)였다.
고객 집중도도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최대 고객은 상반기 매출의 52%를 차지했으며, 엔스케일은 특정 고객의 지출 감소나 이탈이 매출과 사업 확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공시했다.
자금조달 부담도 남아 있다. 엔스케일은 15일 최소 31억달러(약 4조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비의결권 주식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가운데 10억달러(약 1조3860억원)는 엔비디아가 제공한다.
그러나 앤트로픽 계약 이행에 필요한 GPU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대해서는 아직 구속력 있는 금융 약정을 확보하지 못했다. 대규모 계약을 실제 매출로 전환하려면 설비 구축과 추가 자금조달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이번 S-1에는 TCV와 운영 중인 계약가치, 고객 집중도 등 상장 심사 과정에서 확인할 재무·사업 지표가 추가로 제시됐다.
엔스케일의 상장 신청은 대형 AI 기업의 인프라 수요와 함께 계약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공모가와 주식 수, 실제 거래 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계약 이행을 위한 인프라 가동과 추가 금융 약정 확보가 다음 단계로 남았다.

강이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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