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리테일 증권 브로커리지 로빈후드(Robinhood)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42쪽 분량의 제안서를 제출하며 토큰화된 실물자산(RWA)에 대한 통합 규제 프레임워크 마련을 공식 촉구했다.
포브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이 제안서를 통해 토큰화 자산을 기존 자산과 동일한 법적 지위로 인정하고, 이를 블록체인 기반에서 합법적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제도 정비를 주문했다. 이는 전통 금융 인프라를 디지털 환경에 맞춰 전면 개편하겠다는 전략의 핵심이다.
특히 로빈후드는 ‘실물자산거래소(RRE)’라는 새로운 플랫폼 구상을 공개하며, 오프체인 매칭과 온체인 결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의 거래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거래 효율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기존 인프라보다 더 나은 정산·보관 프로세스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주 정부별로 조각나 있는 증권 규제를 단일한 연방 기준으로 일원화하자는 주장도 핵심 골자다. 이를 통해 RWA 시장에 진입하려는 기관과 중개업자들이 규제 장벽을 낮추고, 신속하게 디지털화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는 의도다. 로빈후드는 규제 준수를 위해 KYC 및 AML 도구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줌이오(Jumio),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등 업계 파트너들과 연계하고 있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토큰-자산 동등성’ 원칙이다. 미 국채의 경우, 해당 국채를 토큰으로 발행하면 이 토큰이 파생상품이 아니라 원본 자산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디지털 자산이 기존 금융체계 안에서 완전히 통합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취지로, 향후 기관투자자나 브로커-딜러들이 RWA 토큰을 보다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분석된다.
로빈후드 측은 토큰화 실물자산이 월스트리트 운영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동력이라며, 이를 위해 명확한 제도적 기준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안은 단순한 기술 구현을 넘어, 미국 금융시장 전반의 구조적 전환을 본격 유도하겠다는 시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