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프트 해킹 이후 약 2억8500만달러(약 4300억원) 규모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과 USDC 대응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커지고 있다.
이번 공격에서 해커는 약 7100만달러 규모의 USDC를 탈취한 뒤, 나머지 자산도 대부분 USDC로 전환했다. 이후 서클의 크로스체인 전송 프로토콜인 CCTP를 이용해 약 2억3200만달러(약 3500억원)를 솔라나에서 이더리움(ETH)으로 이동시키며 자금 추적과 회수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분석가 잭엑스비티(ZachXBT)는 “서클이 더 빠르게 개입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USDC 발행사인 서클이 의심 지갑을 ‘블랙리스트’ 처리하거나 자산을 동결할 수 있음에도 즉각적인 조치가 없었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동결’ 권한 vs 법적 리스크
업계에서는 서클이 기술적으로는 대응이 가능했지만, 법적 문제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지갑을 동결했다면 자금 이동을 늦출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법원 명령 없이 조치할 경우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룸(Plume)의 법률 책임자 살만 바네이(Salman Banei) 역시 “공식 승인 없이 자산을 동결하면 발행사가 법적 책임에 노출될 수 있다”며 규제 공백을 지적했다. 그는 “불법 거래가 의심되는 경우 자산을 동결하더라도 민사 책임을 면제하는 ‘세이프 하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클 측은 “법 집행기관이나 법원의 요구가 있을 때에만 자산을 동결한다”며 “사용자 권리와 프라이버시 보호를 준수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회색지대’ 드러나
이번 사태는 스테이블코인 구조의 근본적인 딜레마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USDC와 같은 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은 자금 통제 기능을 갖추고 있어 불법 자금 차단이 가능하지만, 동시에 과도한 개입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
트럼랩스(TRM Labs)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약 1410억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제재 회피나 자금 세탁 등 불법 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번 드리프트 해킹의 배후로 북한 해커 조직이 지목되면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대응 책임에 대한 압박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블루칩(Bluechip)의 벤 레빗(Ben Levit) CEO는 “이번 사건은 단순 해킹이 아니라 시장·오라클 취약점을 이용한 사례로, ‘무조건 동결했어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단순화된 해석”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클의 대응은 규정 준수를 넘어 ‘판단의 문제’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속도 vs 원칙, 시장이 요구하는 ‘일관성’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의 핵심을 ‘일관성’으로 본다. USDC가 중립적 결제 인프라로 기능하려면 개입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빗은 “엄격한 규칙이든, 아예 개입하지 않는 구조든 시장은 받아들일 수 있다”며 “하지만 기준 없는 선택적 개입은 가격과 리스크를 평가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빠른 대응과 법적 정당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수분 단위로 자금이 이동하는 해킹 환경에서는 이 딜레마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USDC와 서클의 역할,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향에 대한 논의가 한층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 시장 해석
드리프트 해킹으로 2억8500만달러 피해가 발생하며, USDC 발행사 서클의 대응 지연 논란이 확대됨. 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의 ‘동결 권한’이 범죄 대응과 시장 신뢰 사이에서 딜레마로 부상.
💡 전략 포인트
스테이블코인은 기술보다 ‘개입 기준의 일관성’이 핵심 리스크 요인.
규제 명확성 부족 시 사건 대응 속도 저하 → 투자 신뢰 약화 가능성.
향후 ‘세이프 하버’ 도입 여부가 시장 구조 변화의 주요 변수.
📘 용어정리
CCTP: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자산을 이동시키는 서클의 전송 프로토콜.
USDC: 달러 가치에 연동된 중앙화 스테이블코인.
세이프 하버: 특정 조건에서 법적 책임을 면제해주는 규제 장치.
💡 자주 묻는 질문 (FAQ)
Q.
왜 서클의 대응이 논란이 되었나요?
해커가 탈취 자산을 USDC로 전환한 뒤 이동했지만, 서클이 즉시 지갑 동결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했음에도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나온 것입니다.
Q.
서클은 왜 바로 자산을 동결하지 않았나요?
서클은 법원 명령이나 법 집행기관 요청이 있을 때만 동결하는 원칙을 따릅니다. 임의로 동결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Q.
이번 사건이 시장에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스테이블코인이 가진 통제 기능과 탈중앙성 사이의 충돌이 드러난 사례입니다. 앞으로는 자금 동결 기준과 규제 명확성이 시장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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