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EIP-7702 업그레이드, 80% 이상이 지갑 탈취 공격에 악용돼

이더리움의 최근 업그레이드인 EIP-7702가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해 설계되었으나, 암호화폐 거래 회사 윈터뮤트의 분석에 따르면 대부분이 지갑을 탈취하려는 악의적 공격자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더 블록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최근 펙트라(Pectra) 하드포크에 포함된 계정 추상화 업그레이드인 EIP-7702가 지갑 탈취를 노리는 악의적 공격자들에 의해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암호화폐 거래 회사 윈터뮤트(Wintermute)의 분석이 밝혔다.

EIP-7702는 지갑이 일시적으로 스마트 컨트랙트처럼 작동하도록 하여 여러 작업을 배치하고, 가스 수수료를 후원하며, 패스키나 소셜 인증을 사용하거나, 단일 거래에서 지출 한도를 구현함으로써 사용자 경험의 편의성을 개선하도록 설계되었다. EIP-7702는 처음에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제안하고 옹호했다.

하지만 윈터뮤트의 듄(Dune) 대시보드에 따르면, EIP-7702 위임의 80% 이상이 유출된 키로 지갑을 자동으로 "청소"하고 내용을 컨트랙트를 배포한 공격자에게 보내는 동일한 기본 코드의 복사 붙여넣기 버전으로 여러 컨트랙트에 승인되었다. 윈터뮤트는 이 컨트랙트를 "크라임인조이어(CrimeEnjoyor)"라고 별명을 붙였다.

윈터뮤트는 X에서 "크라임인조이어 컨트랙트는 짧고 단순하며 널리 재사용된다"며 "이 하나의 복사 붙여넣기된 바이트코드가 이제 모든 EIP-7702 위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동시에 재미있고, 암울하고, 매혹적이다"라고 썼다.

블록체인 보안 회사 스캠 스니퍼(Scam Sniffer)는 최근 암호화폐 보안 분야에서 오랫동안 골칫거리였던 인페르노 드레이너(Inferno Drainer) 스캠 애즈 어 서비스(scam-as-a-service)와 연결된 악의적 배치 거래를 통해 거의 15만 달러를 잃은 지갑을 확인했다.

보안 회사 슬로우미스트(SlowMist)도 최근 분석에서 EIP-7702 채택의 위험성을 자세히 설명했다. 슬로우미스트는 "지갑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EIP-7702 거래를 빠르게 지원해야 하며, 사용자가 위임에 서명할 때 피싱 공격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상 컨트랙트를 눈에 띄게 표시해야 한다"고 썼다.

슬로우미스트 창립자 유 시안(Yu Xian)은 X에서 "예상했듯이 피싱 갱단들이 따라잡았다"며 "모든 사람이 경계해야 하고, 지갑 안의 자산이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고 썼다.

EIP-7702가 자동화된 공격의 새로운 방법을 도입했지만, 보안 전문가 테일러 모나한(Taylor Monahan)은 핵심 문제는 사용자의 개인키의 근본적인 침해라고 말했다.

모나한은 더 블록에 "실제로는 7702 문제가 아니라 암호화폐가 첫날부터 가져온 동일한 문제다. 최종 사용자들이 개인키를 보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7702는 단지 주소 청소를 더 비용 효율적이고 덜 지루하게 만드는 많은 멋진 기능들을 해제할 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