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TRX)이 미국 증시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저스틴 선(Justin Sun)이 이끄는 이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나스닥 상장기업 SRM 엔터테인먼트와의 ‘역합병(reverse merger)’ 방식으로 상장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기업공개(IPO) 대신 우회적인 방식으로 상장하는 전략이다.
이번 합병으로 새롭게 탄생할 기업은 ‘트론의 전략적 상장 기업’ 형태로 출범하며, 선의 플랫폼에서 2억 1,000만 달러(약 2,919억 원) 규모의 TRX가 초기 투자 자산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 이후 트론의 시세는 약 5% 상승, 현재 0.28달러(약 389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로 인해 트론은 한때 시가총액 기준으로 도지코인(DOGE)을 추월하기도 했다. 두 프로젝트는 현재 모두 약 265억 달러(약 36조 8,350억 원) 규모의 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순위 변동이 잦아지는 중이다.
트론은 시가총액 기준 상위권 암호화폐로, 저스틴 선의 활발한 마케팅과 전략적 움직임으로 꾸준한 주목을 받아 왔다. 그러나 그의 행보는 항상 순탄치만은 않았다. 2023년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TRX 가격 조작 혐의로 선을 제소한 바 있으며, 이는 암호화폐 업계 전반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킨 사건이었다. 이후 2025년 초 SEC가 전격적으로 관련 혐의를 철회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 결정은 게리 갠슬러(Gary Gensler) 전 SEC 위원장의 규제 강화 기조에 대한 집행 철회로 해석되며 시장에 반사효과를 줬다.
트론의 이번 ‘전략형 상장’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의 비트코인 매수 행보에 비견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만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법인 형태로 미국 시장에 상장하는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에 상징적인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시도가 실제 TRX의 유통이나 운영구조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규제 및 자본 시장과의 물리적 접점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 트론의 행보는 단순한 가격 상승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제도권 진입 및 자산 운용 방식의 변화는 향후 암호화폐 생태계 전반에 걸쳐 규제 친화적 전환 흐름을 촉진시킬 수 있다. 그간 트론을 둘러싼 논란과는 별개로, 트론 진영은 이번 합병을 통해 제2의 도약 발판을 마련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