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은행, 스테이블코인 진입 예고…트럼프까지 'GENIUS 법안' 지지

미국 최대 은행 중 하나인 뱅크오브아메리카(BAC)가 스테이블코인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브라이언 모이니핸(Brian Moynihan) CEO는 최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검토 중이며, 이에 따른 법적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이는 현재 미 하원이 ‘GENIUS 법안’ 처리 여부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주요 은행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할 명분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해당 법안은 민간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관련 산업 전반에 구조적인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모이니핸 CEO는 “이번 주 안에 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 법안에 대해 강한 지지 입장을 내비쳤으며, 법안이 조만간 절차적 관문을 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비트코인 및 기타 암호화폐 관련 주식 상승세에 불씨를 지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지지와 함께 암호화폐 섹터 전반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가 향후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뿐 아니라 JP모건체이스(JPM), 씨티그룹(C), 모건스탠리(MS) 등 미국 주요 대형은행들도 스테이블코인 전략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CEO는 자사도 스테이블코인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Jane Fraser) CEO는 “씨티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모건스탠리 CFO 샤론 예샤야(Sharon Yeshaya) 또한 “고객 기반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은행권 전반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같은 법정통화나 금융자산에 가치가 연동된 암호화폐로, 가격 변동성이 비교적 낮아 기존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 생태계를 잇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법적 지위가 모호해 대형 금융사들은 관련 기술을 점진적으로만 접근해왔다. 이번 GENIUS 법안 통과 여부는 이러한 제도적 장벽을 허물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권의 본격적인 관여는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생태계의 제도권 편입을 앞당길 수 있지만, 규제 불확실성과 기술적 보안 문제 등의 해결 과제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금융기관들이 기존 결제망과의 연계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실사용 사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금융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