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암호화폐 입법안을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렸다. 공화당이 주도한 주요 법안들이 첫 표결에서 부결됐던 상황을 뒤집고, 세 가지 핵심 암호화폐 법안이 재심의 절차를 통과하면서 다시 추진력을 얻었다. 이 법안들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규제, 암호화폐 시장 구조 수립, 그리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 제한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번 결정은 지난주 ‘크립토 주간’으로 불린 일정 중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이 밀어붙였던 법안들이 일차적으로 부결되면서 불발된 뒤, 다시 표결에 부쳐 찬성 215표 대 반대 211표로 근소한 차이로 통과된 것이다. 이로써 관련 법안들은 다시 심의 대상에 오르게 됐고, 오는 8월 의회 휴회 전까지 수정 및 단독 표결을 거쳐 처리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번 입법 재시도는 미국 내 암호화폐 정책 방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의 법적 경계와 감독 체계를 마련하는 데 분수령이 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산하 기관들과의 조율이 필요한 CBDC 관련 조항은 정치적 합의가 필수적이어서, 최종 입법 과정에서 상당한 논쟁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미국 암호화폐 산업의 제도권 편입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각국 중앙은행의 디지털 통화 발행 계획에도 간접적인 파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늦어도 여름 휴회 전까지 입법 유무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암호화폐 친화적인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어 정책 기조 변화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