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비트코인(BTC) 채굴용 ASIC(특수 목적 집적회로) 제조업체 비트메인(Bitmain)이 미국 내 첫 번째 생산 시설 설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29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비트메인이 수개월 내 미국에 자사 최초의 ASIC 제조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오는 2025년 3분기 말까지 텍사스주 또는 플로리다주에 새로운 미국 본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영업 총괄 아이린 가오(Irene Ga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고객에 대한 배송 지연과 수리 시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번 투자의 주요 배경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6년 초부터 칩 생산을 시작하고, 같은 해 말까지 대규모 생산 체제를 완비할 계획이다.
아이린 가오는 “미국이 비트코인 지배력 확대를 추구하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며, 생산라인 가동 초기 단계에서 현지 근로자 250명을 채용하겠다고 언급했다. 채용 인원들은 제조 기술 및 설비 유지 보수 분야에 대한 전문 교육을 받게 될 예정이다.
비트메인은 이번 보도에 대한 코인텔레그래프의 논평 요청에는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행보는 단독 움직임이 아니다. 6월 중순부터 비트메인을 비롯해 카난(Canaan), 마이크로BT(MicroBT) 등 세계 주요 ASIC 제조사들이 잇따라 미국 내 생산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는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고율의 상호 관세, 그리고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암호화폐 친화적 정책 노선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케임브리지대학교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메인은 전 세계 비트코인 ASIC 시장의 82%를 차지하고 있으며, 마이크로BT와 카난이 각각 15%, 2%를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세 업체가 세계 시장의 99%를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본토 생산 확장은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도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