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기반 재무 전략으로 전환한 이후, 미국 미네소타에 본사를 둔 샤프링크 게이밍(SharpLink Gaming)이 90억 달러(약 12조 5,100억 원)에 달하는 미실현 수익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이더리움 자산 구축에 나선 이래 4개월 만의 성과다.

샤프링크는 현재 총 83만 9,000 ETH를 보유하고 있으며, 외부 부채 없이 순수 보유 자산만으로 운영 중이다. 회사는 조만간 100만 ETH 확보라는 주요 마일스톤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 상장사이기도 한 샤프링크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생산성과 수익 창출 역량을 갖춘 자산인 이더리움 덕분에 주주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갈 수 있다"고 밝혔다.

샤프링크는 원래 스포츠 베팅 및 온라인 카지노 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해온 마케팅 플랫폼 기업이다. 1995년 설립 이후 PAS.net이라는 제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글로벌 고객 유치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2025년 상반기 수익 감소 압박 속에서 기존 사업에서 이더리움 중심의 재무 운용 기업으로 대대적인 전환을 발표했다. 당시는 매출이 전년 대비 24% 줄고, 순이익률은 무려 110% 감소했던 시점이다.

이와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단지 실적 부진만이 아니다.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ETF가 일반 투자자 사이에서 관심을 얻고 있는 등 기관 중심 시장에서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도 컸다. 샤프링크는 이더리움이 지난 10년 간 우수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입증됐다는 점에 주목, 장기 전략의 주축으로 삼았다.

여전히 시장의 ETH 최대 보유 기업은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다. 비트마인은 지난 주에만 17만 9,251 ETH를 추가 매입했으며, 이는 현재 시세 기준 약 8억 2,300만 달러(약 1조 1,439억 원)에 달한다. 총 보유량은 283만 개 ETH, 즉 약 130억 달러(약 18조 700억 원) 규모다.

비트마인은 이더리움 외에도 192개의 비트코인(BTC), 에이트코 홀딩스(Eightco Holdings) 지분 약 1억 1,300만 달러(약 1조 5,717억 원), 그리고 현금 4억 5,600만 달러(약 6조 3,384억 원)를 보유 중이다. ETH 평균 매입가는 4,535달러로, 현재 시세인 4,625달러를 밑돌며 다수의 미실현 이익을 확보하고 있다.

비트마인 회장 톰 리(Tom Lee)는 “우리는 이더리움이 향후 10~15년 동안 가장 강력한 매크로 투자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월가와 인공지능, 탈중앙화가 결국 블록체인으로 통합될 것인데, 그 중심에 이더리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샤프링크와 비트마인 모두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간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형태의 재무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이더리움 중심 전략은 단기 수익뿐만 아니라 장기적 자산 가치를 노리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