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이더리움(ETH)과 비트코인(BTC) 채택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이용자 수가 2억 명에 근접한 가운데, 이들을 통해 주요 암호화폐로의 유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2021년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양분했던 이더리움(ETH)과 트론(TRX)의 '양강 구도' 역시 무너지고 있다.

암호화폐 인프라 기업 아이겐레이어(EigenLayer)의 스리람 칸난(Sreeram Kannan) 창업자는 최근 SNS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은 ETH로 향하는 관문이 될 것”이라며, 기존 금융 시스템 대신 ETH와 BTC가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최종 정산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가 마련된 스테이블코인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점점 더 온체인 경제를 중심으로 자산을 이전할 것”이라며, 중앙화된 디지털 달러(USDT, USDC 등)에서 ETH 혹은 BTC로의 자산 전환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스테이블코인의 역할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가 닉 카터(Nic Carter)는 "2021년까지 ETH와 TRX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거의 100%를 점유했지만, 2025년 들어 이 점유율은 85%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비ETH·비TRX 계열 체인의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무려 430억 달러(약 59조 7,000억 원)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등장한 신규 블록체인인 플라스마(Plasma)까지 포함할 경우 이 수치는 500억 달러(약 69조 5,000억 원)를 초과한다.

특히 솔라나(SOL)는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1년 사이 세 배 이상 증가하면서 '이더·트론 양강 체제'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2024년 4억 달러(약 5,560억 원)였던 발행량은 최근 140억 달러(약 19조 4,600억 원)를 넘어섰다.

스테이블코인 보유자 수 역시 역사적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하는 RWA.xyz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계정 수는 약 2억 개에 근접하고 있다. 이는 2024년 전 세계 인구 약 81억 4,000만 명 기준으로 40명 중 1명꼴이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의 급속한 확산은 단지 결제 수단으로서의 기능에 그치지 않고,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같은 거버넌스 자산으로의 유입 채널을 구축하며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 전환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향후 트래디파이(TradFi, 전통금융) 시스템의 경쟁력을 잠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