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나(SOL)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DEX)들이 암호화폐 트레이딩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더리움(ETH), 베이스(Base), 바이낸스 스마트체인(BSC) 등 전통적 강자들을 제치고 전체 DEX 거래량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면서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성장의 일등공신은 단연 각종 밈코인들이다. 도그위프헷(WIF), 봉크(BONK), 플로키(FLOKI) 등 초고위험군에 속하는 자산들이 거래량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암호화폐 시장 내에서 분명한 수요 기반(product-market fit)을 입증해왔지만, 대다수는 시장 사이클 변화에 취약해 제대로 버티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일시적 유행'을 넘어서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솔라나 생태계가 장기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면, 밈코인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비트코인(BTC)처럼 지속성이 검증된 자산들에 대한 깊은 유동성과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다. 더 다양한 참여자와 자본이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동성 풀을 다변화하고, 시장 충격에도 버틸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글로벌 거래소 OKX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 ‘2025 DEX의 현황’에서 “솔라나는 이더리움의 유리잔에 담긴 밀크셰이크를 마시고 있다”는 비유로 그 격변을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솔라나 DEX들이 전체 시장 점유율의 90%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를 기록하며 기존 베어마켓 당시의 침체를 완전히 극복했음을 보여줬다. 이후 점유율에는 변동이 있었지만 꾸준히 50% 이상을 유지하는 등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솔라나가 이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엔 초당 수천 건에 달하는 빠른 거래속도, 낮은 수수료, 개발 친화적인 인프라가 있다. OKX 보고서는 “솔라나는 진정한 리테일 체인(소매 투자자 중심의 체인)”이라며 시장 참여자층의 깊이와 다양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거래 건수 기준으로도 솔라나는 경쟁 체인을 압도했고, DEX 사용자 수에서 꾸준히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산운용사 VanEck의 리서치 총괄 매슈 시겔(Matthew Sigel) 역시 “밈코인 급락 속에서도 솔라나 DEX 거래량은 이더리움 생태계를 통째로 합친 수준과 맞먹는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발언은 솔라나가 일시적인 유행 수준을 넘어, 구조적 우위를 확보했음을 시사한다.

단, 이런 흐름이 계속될지는 확보된 유동성과 지속 가능한 자산 중심의 시장 재편 능력에 달려 있다. 변동성 높은 밈코인에만 기대는 구조는 한계가 명확하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핵심 자산에 대한 건전한 DEX 환경이 마련돼야 현재의 상승세도 장기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