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2기와 함께 그의 개인 재산도 눈에 띄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보도를 통해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투자 덕분에 지난 1년간 사전 세금 기준으로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아들 에릭 트럼프는 FT에 “실제 수익은 아마 그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트럼프 코인 제국’의 중심에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이라는 암호화폐 기업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들과 측근들이 공동 설립한 이 회사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토큰과 스테이블코인을 판매해왔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명예 공동 설립자(co-founder emeritus)’로 등재돼 있으며, 암호화폐 대출 앱을 출시하겠다는 계획 아래 지난해 정식 출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이 회사와 관련해 5,740만 달러(약 797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공식 공개했다. 하지만 토큰 언락 이후 일가의 지분 가치는 이보다 훨씬 급상승해, 50억 달러(약 6조 9,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FT는 트럼프 일가가 올해에만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서 5억 5,000만 달러(약 7,645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가족은 밈코인 시장을 활용한 수익에도 주력했다. 오피셜 트럼프(TRUMP)와 오피셜 멜라니아 밈(MELANIA)이라는 두 밈코인은 판매 및 거래 수수료를 통해 수억 달러의 현금을 끌어모았다. FT에 따르면, TRUMP 코인을 통해 일가는 3억 6,200만 달러(약 5,032억 원)를 벌었고, MELANIA 코인에서는 6,500만 달러(약 903억 원)를 얻었다. 다만 TRUMP 코인은 최고가 대비 90% 이상 하락했고, MELANIA는 99% 이상 급락해 가격 방어에는 실패한 모습이다.
한편, 트럼프 가족은 USD1이라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서도 추가로 4,200만 달러(약 584억 원)의 수익을 확보했다. 이 스테이블코인은 올해 4월 초 런칭된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현재 시가총액 26억 8,000만 달러(약 3조 7,252억 원)를 기록, 전 세계 다섯 번째로 큰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리잡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구축한 암호화폐 네트워크는 이제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강력한 금융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는 향후 트럼프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와 재집권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