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재무장관이 바이낸스 자선재단(Binance Charity)의 수백억 원 규모 암호화폐 기부금을 거절한 결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기부금의 출처와 조건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정치권 고위 인사까지 이번 사안에 목소리를 더했다.
현지 일간지 '타임즈오브몰타'에 따르면, 클라이드 카루아나(Clyde Caruana) 재무장관은 몰타 정부 산하 자선 기구인 ‘몰타 커뮤니티 체스트 펀드(Malta Community Chest Fund)’가 총 30,644 BNB, 당시 기준 약 20만 달러(약 2억 7,800만 원)의 기부를 거절한 결정에 대해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BNB는 현재 시세 기준으로 약 3,300만 달러(약 458억 7,000만 원)에 달한다.
카루아나 장관은 “기부는 선의로 하는 것”이라며 “기부할 거면 깔끔하게 하고, 아니면 말아야 한다”며 바이낸스의 기부 방식에 불쾌감을 표했다. 이 발언은 바이낸스가 기부금 전달을 위해 기부 대상자의 개인정보 제공을 요구했고, 몰타 측이 그러한 조건을 문제 삼으며 기부를 거절한 데 따른 것이다.
바이낸스 자선재단은 암 환자 지원을 위해 몰타에 기부를 약속했지만, 수혜자 정보를 요청하며 최종 출금 이행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몰타 대통령 미리암 스피테리 데보노(Miriam Spiteri Debono)는 이번 기부를 “가짜 기부”라고 비판했고, 바이낸스가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스피테리 데보노 대통령은 “기부는 법을 지키며 진심으로 하는 다른 후원자들에게도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하며, 바이낸스의 명성이 기부 대상 기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몰타는 블록체인 분야에서 민감한 국제 감시를 받고 있는 만큼, 기부의 투명성과 자금 출처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암호화폐 시장의 불투명한 기부 구조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