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Y멜론(BNY Mellon)이 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위한 현금 보유 전용 머니마켓펀드를 출시했다. 이는 미국에서 연방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도입한 ‘GENIUS 법(Stablecoin Uniform Standards Act)’ 시행을 앞두고 마련된 첫 전용 자산 운용 상품으로, 제도권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융합을 상징한다.
BNY멜론은 지난 27일(현지시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펀드가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뿐 아니라 수탁, 자문, 중개, 위탁 운용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개방된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현금 준비금 보유만을 목적으로 하며 스테이블코인에는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
이 펀드는 미 재무부 단기 채권, 국채 담보 하루짜리 환매조건부(Repo) 및 현금성 자산으로 구성된다. 자산 포트폴리오의 99.5% 이상이 정부 보증 상품으로 채워지며, 안정적인 1달러(약 1,000원) 가격 유지를 목표로 한다. 이 펀드의 목적은 발행된 미국 스테이블코인들이 반드시 보유해야 하는 100% 준비금을 투명하고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번 펀드의 초기 자금은 미국 연방 인가 디지털자산 은행인 앵커리지디지털(Anchorage Digital)이 제공했다. 공동 창업자 겸 CEO인 네이선 맥컬리(Nathan McCauley)는 “이번 펀드는 디지털 금융의 다음 시대를 정의할 ‘신뢰, 투명성, 규제’의 연결 고리”라고 평가했다.
BNY멜론은 최근에도 디지털 자산 확대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디지털 자산 증권화 플랫폼 시큐리타이즈(Securitize)와 협력해 AAA 등급 담보부 대출자산(CLO)을 온체인에서 운용하는 토큰화 펀드를 출시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BNY는 현재 하루 약 2.5조 달러(약 2,500조 원) 규모의 지급결제 네트워크에 토큰화 예치금 시스템을 접목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GENIUS 법이 2025년 7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제도권 편입을 준비하는 주요 금융기관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디파이 시장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3,050억 달러(약 405조 원)에 이르며, BNY 분석 보고서는 이 시장이 2030년까지 1조 5,000억 달러(약 1,985조 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주요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서클의 USDC 등 기존 강자들이 우위를 지키는 가운데, 새로운 진입자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 3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후원하는 암호화폐 투자사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이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USD1’을 출시했으며, 현재 시가총액 28억 6,000만 달러(약 3조 8,610억 원)로 전체 7위에 올라 있다.
BNY멜론의 이번 펀드 출시는 본격적인 규제 기반 아래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제도권 금융과 연결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용 자산운용 옵션의 제공은 향후 발행사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