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인프라 기업 팍소스(Paxos)가 기관 대상 암호화폐 지갑 솔루션 스타트업 포디파이(Fordefi)를 1억 달러(약 1,440억 원) 이상에 인수했다. 이번 거래는 포디파이의 지난해 투자 라운드에서 평가된 8,300만 달러(약 1,195억 원)의 기업 가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팍소스가 기존 투자자로 참여했던 만큼 이번 인수가 전략적 확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뉴욕에 기반을 둔 팍소스는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해왔으며, 지난해 페이팔과 손잡고 PYUSD라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했다. 현재 팍소스는 미국 달러와 금에 연동된 두 개의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고 있으며, 리워드 포인트를 암호화폐로 교환하거나, 핀테크 기업이 자사 앱에 디지털 월렛을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번 포디파이 인수로 팍소스는 이 디지털 지갑 기능을 한층 고도화할 수 있게 됐다.
포디파이가 개발한 지갑 플랫폼은 다자간 연산(MPC)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이는 여러 장비에 분산된 암호 키를 통해 각 거래를 다단계 방식으로 인증하는 보안 체계로, 암호화 자산 도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포디파이의 소프트웨어는 거래 실행 전 시뮬레이션 기능도 갖추고 있어, 특히 기관 투자자들이 대형 거래를 사전에 검토하고 잠재 리스크를 점검하는 데 유용하다. 장비 분실 시 암호 키를 복구하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어 실무적 활용도도 높다.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서 포디파이는 단기적으로는 독립 운영을 유지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는 해당 기술이 팍소스의 인프라로 흡수될 전망이다. 포디파이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조슈아 슈워츠(Josh Schwartz)는 “팍소스와의 합작은 보안성과 사용성, 혁신을 지속하면서 더 넓은 시장에 이 기술을 확장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팍소스는 올해 초에도 핀란드의 스테이블코인 업체 멤브레인 파이낸스(Membrane Finance)를 인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유럽연합(EU)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포디파이 인수는 그 연장선에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 지갑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