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허브가 뉴트론 거버넌스 공격으로 유입된 약 170만 ATOM 가운데 허브에 남아 있던 물량의 추가 이동을 막기 위해 약 24.5시간 블록 생성을 중단했다. 검증인들은 패치를 적용하고 합의에 필요한 투표 지분을 확보한 뒤 네트워크를 재가동했다.
코스모스랩스(Cosmos Labs)는 공식 게시물에서 공격자가 뉴트론에서 탈취한 자산 일부를 IBC를 통해 코스모스 허브로 옮겼으며, 허브 자체가 해킹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코스모스 허브는 9월 22일 블록 높이 33,086,740에서 멈췄고 9월 23일 오후 9시(한국시간)에 재가동됐다.
◇ 공격은 뉴트론에서 시작됐다
공격자는 뉴트론에서 ‘AIATO: AI Agent Takeover’라는 거버넌스 제안을 이용해 체인 수준 권한을 확보했다. 이후 wasmd의 특권 명령으로 Astroport 등 애플리케이션의 스마트계약 관리자 주소를 바꾸고 자산을 빼냈다.
탈취 자산 가운데 약 170만 ATOM은 IBC를 통해 코스모스 허브로 이동했다. 공격자가 다른 체인과 유동성을 이용해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이 생기자 허브 검증인들이 노드 운영을 중단했다. 앞서 뉴트론 거버넌스 공격으로 코스모스 허브가 중단된 경위도 본지에 보도됐다.
코스모스 허브에는 중앙 운영자가 누르는 정지 버튼이 없다. 검증인들이 합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으면 네트워크가 규칙에 따라 멈추는 구조다. CometBFT 계열 합의에서는 전체 voting power의 3분의 2를 넘는 투표가 있어야 블록이 확정된다.
◇ 패치 적용 뒤 네트워크 재가동
코스모스랩스는 Gaia v28.3.0 패치를 제작했다. 패치는 중단 시점의 상태에 일회성 변경을 적용해 공격자 주소에 남은 1,227,121.37 ATOM을 4-of-6 다중서명 주소로 옮기도록 설계됐다. 다중서명에는 Nansen, Keplr, Enigma, Silknodes, Kiln, Polkachu가 참여했다.
검증인들이 패치를 설치하고 67%를 넘는 voting power가 참여하면서 코스모스 허브는 9월 23일 오후 9시에 재가동됐다. 약 6분 뒤 블록 높이 33,086,741에서 일회성 상태 변경이 실행됐다. 재가동 직후 122만7121 ATOM이 새 주소로 이동했다.
코스모스랩스는 해당 패치가 특정 계정 하나만 변경했으며 다른 이용자의 잔액과 위임 상태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재가동 뒤 공격자 주소로 168,990.9 ATOM이 환급됐고, 이 물량은 이동돼 회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회수된 1,227,121 ATOM은 다중서명 주소에 보관돼 있으며, 다시 이동하려면 코스모스 허브 거버넌스의 별도 승인이 필요하다.
◇ 안전성과 활동성의 충돌
이번 사건은 블록체인의 안전성과 활동성이 항상 함께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 안전성은 서로 충돌하는 상태가 동시에 확정되지 않는 성질이고, 활동성은 네트워크가 새 거래와 블록을 계속 처리하는 성질이다.
코스모스 허브 검증인들은 활동성을 유지하는 대신 안전성을 택했다. 계속 블록을 만들면 공격자 자금이 추가로 이동할 수 있고, 충분한 합의 없이 상태를 확정하면 서로 다른 장부가 정식 기록으로 남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키를 보유했다고 해서 거래가 즉시 장부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키는 거래에 서명할 권한을 주지만, 네트워크가 블록을 만들고 확정하는 활동성까지 보장하지 않는다. 새 블록이 생성되지 않으면 서명된 거래도 확정되지 않는다.
비트코인(BTC)은 작업증명 방식에서 누적 작업량이 가장 큰 체인을 선택한다. 거래가 블록에 포함된 뒤 확인 수가 늘어날수록 되돌리는 비용이 커지는 구조로, 명확한 한 번의 최종 확정보다 누적 확인을 통한 확률적 안정성에 가깝다.
이더리움(ETH)은 지분증명 기반 검증인 투표로 블록의 최종성을 확보한다. 일정 비율의 검증인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최종성 형성이 늦어질 수 있지만, 프로토콜은 비활성 검증인의 영향력을 줄이며 회복을 시도한다.
솔라나(SOL)는 2021년 9월 봇 거래가 급증해 검증인 메모리가 고갈되면서 약 17시간 동안 멈췄다. 솔라나 재단은 당시 검증인들이 현재 상태에 합의하지 못해 새 블록을 확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원인은 달랐지만 코스모스 허브 사례와 마찬가지로 장부의 다음 상태를 어떻게 합의할지가 문제였다.
이번 정지는 탈중앙화 네트워크가 절대 멈추지 않는다는 통념보다, 어떤 조건에서 멈추고 어떤 합의로 다시 움직이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뉴트론 측의 사후 분석과 회수 자산 처리 절차는 별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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