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 농업위원회가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를 명확히 하는 법안인 '클래리티(CLARITY) 법안'을 가결하면서,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제도권 내 논의가 한층 진전됐다. 비트코인(BTC)은 일본은행의 향후 통화정책에 따라 추가 상승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아울러 미국 기업들의 비트코인 보유 확대가 이어지면서 관련 주식과 암호화폐 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현지 시간 11일, 미 하원 농업위원회는 디지털 자산 시장 규제 법안(CLARITY Act)을 찬성 47표, 반대 6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암호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의 시장 구조 및 감독 권한을 명확히 규정하려는 내용으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간의 관할 구분 문제도 다룬다. 위원회 위원장 GT 톰슨은 법안이 하원 본회의로 송부될 예정이라며,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들도 금요일까지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는 해당 법안에 블록체인 개발자 보호 조항을 추가하는 수정안이 논의됐지만, 표결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CLARITY 법안은 지난 5월 처음 발의됐으며, 현재 상원에서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는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을 곧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들 법안은 미국 내 디지털 자산 기업이 보다 명확한 규제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기초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 시장에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는 정책 변화도 예고됐다. 아서 헤이즈(Arthur Hayes) 비트멕스(BitMEX) 공동 창립자 겸 메일스트롬(Maelstrom)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본은행(BOJ)의 6월 통화정책 회의 결과가 글로벌 위험자산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6월 10일 X(구 트위터)를 통해 “BOJ가 양적긴축(QT)을 중단하고 일부 선택적 양적완화(QE)를 재개할 경우, 비트코인과 같은 고위험 자산은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은 오는 6월 16~17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헤이즈는 최근 글로벌 통화당국이 금리 인상 기조를 조정하는 가운데, BOJ가 다시 채권을 매입하고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전략을 택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QE는 중앙은행이 국채 등을 매입해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고 금리를 낮춰 경기를 진작시키는 정책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질수록 이 같은 조치가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대외 환경에 힘입어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암호화폐 관련 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최근 비트코인을 기업 자산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며, 전통 기업들의 크립토 수용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과 주요 암호화폐의 반등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 반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