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6월 16일 SEC 소송 분기점 앞두고 흔들…트럼프 관세 여파도 영향

최근 XRP(리플)의 가격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부과 계획과 맞물려 하락세를 보이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오는 6월 16일 예정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간 소송 관련 업데이트를 앞두고, XRP는 갈림길에 서 있다. 이번 법적 일정이 향후 가격 흐름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XRP는 지난 10일까지 주요 알트코인들과 함께 상승 흐름을 타며 2.33달러(약 3,239만 원) 선까지 도달했지만, 이후 다시 2.23달러(약 3,100만 원)로 하락했다. 이처럼 급락한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일방적 무역 관세 조치가 있다. 두 주 내에 주요 교역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자극했고, 위험 자산 기피 현상이 암호화폐 시장 전반으로 번졌다.

같은 시기 미국과 중국이 런던에서 이룬 희토류 광물 접근 확대와 학생 비자 협정 등 긍정적인 외교 성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트럼프의 보수적인 정책 노선에 더 큰 반응을 보인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XRP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주요 자산들의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한편, 긍정적인 경제 지표도 나왔다. 5월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2.4% 상승해 예상치인 2.5%를 하회하며 연준(Fed)의 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또한, XRP 원장(XRPL)이 온도파이낸스(Ondo Finance)를 통해 토큰화된 미국 국채를 지원하며 기술적 진보도 나타냈다. 이는 장기적으로 XRP의 유용성과 수요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온전히 리플과 SEC 간 소송에 쏠려 있다. 오는 6월 16일은 양측이 절차적 입장을 갱신하는 중요한 날로, 비록 최종 판결이 내려지는 것은 아니더라도 향후 일정을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가 이전에 "거의 해결 단계"라고 언급했지만, 판단을 내릴 판사 아날리사 토레스는 양측의 과거 서류 제출 오류를 문제 삼아 심사를 연기한 상태다.

법적 결과에 대한 기대가 이미 XRP 가격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특별한 진전이 없다면 큰 상승 탄력은 힘들 수 있다. 오히려 추가 지연이 발생할 경우 하방 압력이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XRP는 비트코인과 0.91의 높은 가격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 BTC가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를 돌파해야 XRP도 다음 저항선인 2.33달러를 재도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10만 5,000달러(약 1억 4,595만 원)까지 다시 떨어질 경우, XRP는 2.15달러(약 2,989만 원) 혹은 2.10달러(약 2,919만 원) 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의 전개 방향이 ETF 관련 기대나 글로벌 규제 명확성 등 장기적인 모멘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재료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결국 향후 흐름은 법원의 결정뿐만 아니라 비트코인의 반등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