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스테이킹·고래 매수 모두 사상 최대… 상승장 신호탄 될까

이더리움(ETH)이 두 가지 주요 지표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스테이킹 계약에 예치된 ETH의 총량은 3,500만 개를 돌파했으며, 이는 약 1,239억 원(89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동시에 장기 보유자(HODLer)들이 보관 중인 ETH 물량도 2,280만 개를 넘어서며 네트워크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6월 들어서만 50만 개 이상의 ETH가 스테이킹에 추가됐다고 전했다. 이는 전체 유통량(1억 2,072만 개) 중 약 29%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와 함께 대규모 자산가(일명 ‘고래’)들의 집단 매수도 이어졌다. 글래스노드(Glassnode) 데이터에 따르면, 6월 12일 하루 동안 고래 투자자들이 사들인 ETH는 87만 1,000개에 달해 올해 최대 단일 매수 기록을 경신했다. 현재 이들이 소유한 ETH는 1,600만 개 이상으로, 시가 기준 약 5조 5,680억 원(약 400억 달러)을 웃돈다.

이 같은 흐름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최근 입장 변화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SEC는 특정한 ‘프로토콜 기반의 스테이킹 활동’에 대해 증권법 등록 의무가 없다고 해석하며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본격적인 스테이킹 ETF 승인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규제 환경이 이전보다 우호적으로 바뀐 덕에 기관 및 개인 투자자 모두의 참여가 늘고 있다.

현재 스테이킹 플랫폼 점유율을 살펴보면 리도(Lido)가 약 25%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그 뒤를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가 각각 7.5%, 7.4%로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스테이킹 확대가 유통 가능한 ETH 물량을 줄이면서, 향후 수요가 상승할 경우 가격에 강한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편, 탄탄한 온체인 지표와는 달리 최근 이더리움 가격은 정치적 변수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충돌 여파로 글로벌 시장이 흔들리며 ETH는 현재 2,534달러(약 352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24시간 기준 약 2%, 한 주 기준으로는 약 9.3% 하락한 수치다.

다만 최근 한 달 동안 이더리움은 6.5% 상승한 바 있으며, 50일 지수이동평균선이 200일선을 상향 돌파하는 ‘골든 크로스’ 형성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1월 같은 패턴이 발생했을 당시 이더리움은 단기간에 35% 급등하기도 했다. 전문가 테드 필로스(Ted Pillows)는 "기초체력이 확연히 강해진 지금, 기술적 신호와 결합하면 큰 상승이 뒤따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