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시장에서 500억 달러(약 69조 5,000억 원) 유입이라는 중대한 이정표를 앞두고 있다. ETF스토어(ETF Store) 대표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12거래일 연속 자금 유입과 함께, 현물 비트코인 ETF가 거의 40억 달러(약 5조 5,600억 원) 이상의 누적 신규 투자금을 모았다”며 “전체 누적 유입 규모가 이제 500억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1월 ETF 허가 이후 1년 반 만에 이룬 성과로, 전통 금융 시장에서도 유례없는 성장 속도다. 특히 지난 몇 주 간 시장의 변동성과 무관하게 자금 유입은 끊이지 않았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장기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2025년 6월 19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12일 연속 유입만 발생했으며, 같은 기간 단 한 건의 유출도 기록되지 않았다.
블랙록($BLK)을 포함한 자산운용사들은 이번 흐름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블랙록의 iShares Bitcoin Trust는 이번 라운드에서 타 ETF를 압도하는 자금 유입을 보이며, S&P500 추종 ETF인 SPLG를 단기 유입 순위에서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움직임은 기관투자자들이 전통 자산에서 암호화폐 기반 금융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코인베이스(Coinbase) 전략 총괄 존 다고스티노(John D’Agostino)는 최근 인터뷰에서 “금융 중개사들의 뚜렷한 지원 없이 이 정도 성장을 이뤘다는 것은 ETF 시장 내에서 비트코인의 잠재력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그는 향후 이 흐름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현물 비트코인 ETF의 성장세가 비단 암호화폐 시장에 국한된 성과가 아니며, 전 세계 투자자들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신뢰를 점차 높이고 있다는 명확한 지표라고 평가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이 같은 대규모 유입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주요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같은 추세는 자산 운용 전략의 중대한 전환점을 암시하며, 고수익 대체 자산군으로서의 비트코인의 위상이 본격적으로 제도권에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언제 500억 달러를 돌파하느냐’가 아니라, ‘그 후 어디까지 확장되느냐’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