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법적 공방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최근 SEC의 비공개 내부 회의 이후 XRP 커뮤니티 사이에선 항소 취하 가능성이 제기되며 소송 종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공식적인 절차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
소송을 맡았던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가 더는 사건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이제 최종 판단은 리플과 SEC 양측의 법적 결정에 달려 있다. 마크 파겔(Marc Fagel) 전 SEC 변호사는 "토레스 판사는 이미 위법 판결과 함께 1억 2,500만 달러(약 1,738억 원)의 벌금을 선고했다"며, "양측이 항소를 철회하게 되면 그녀의 판결이 곧바로 효력을 갖게 되고, 이에 따라 그녀의 역할은 끝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심을 모은 SEC의 7월 3일 회의는 정기 일정의 일환이었으며, XRP 관련 현안이 논의됐다는 근거는 없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회의 직후 SEC가 항소를 철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파겔 전 변호사에 따르면 이 회의가 직접적인 돌파구였을 가능성은 낮다. 그는 "SEC는 이전에도 항소 취하 결정을 의결한 바 있어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종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공식적으로 양측이 법원에 항소 취하서를 제출해야만 종결 절차가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회사의 항소 취하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법원에 해당 사안이 접수되지 않아, 실무 상의 진전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리플과 SEC가 공동으로 항소를 철회하고, 법원이 이를 수용할 경우에만 이번 소송은 손에 잡히는 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XRP 소송 결과는 암호화폐 업계 전반의 규제 프레임을 좌우할 수 있는 주요 분기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향후 SEC의 결정과 리플의 대응, 그리고 법원의 형식적 절차가 어떻게 이어질지에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