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라센이 움켜쥐고 있던 리플(XRP) 대량 물량이 코인베이스로 이체되며 암호화폐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리플 공동창립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라센은 최근 개인 지갑에서 약 2,600만 달러(약 361억 원) 상당의 XRP를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로 전송했다. 이번 움직임이 매도 목적이었는지에 대한 확인은 없지만, 고위급 인사의 지갑에서 발생한 대규모 자금 이동은 투자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정보를 처음 전한 우블록체인(Wu Blockchain)은 올해 초부터 라센 관련 지갑에서 중앙화 거래소 및 외부 지갑으로 전송된 XRP 총합이 약 1억 600만 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세 기준으로 이는 약 3억 4,430만 달러(약 4,786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특히 이번 송금 시기는 XRP가 사상 최고가를 눈앞에 두고 상승 랠리를 이어가던 시점과 맞물려 의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최근 XRP는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2018년 기록한 역대 최고가 3.40달러에 불과 4% 못 미친 3.30달러(약 4,587원)까지 상승했다. 선물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매수 포지션에 대한 신호가 포착됐다. XRP 선물 미결제약정은 99억 8,000만 달러(약 13조 9,722억 원)로 2021년 이후 최댓값을 경신했으며, 온체인 분석에 따르면 최근 2주간 고래 투자자들이 22억 개 이상의 XRP를 축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더해 오는 7월 18일 프로셰어(ProShares)의 ‘XRP 선물 ETF’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고위 인사의 대규모 송금은 시장 참여자에게 잠재적인 매도 압력 신호로 작용할 수 있으며, 가격 변동성 확대를 부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 해당 물량의 매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라센의 이번 움직임은 시장 심리를 뒤흔들기 충분한 이벤트로 작용하고 있다. XRP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상승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추후 ETF 승인 결과와 함께 이번 자금 이동 이후의 시장 반응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