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보트를 잘랐더니 필로폰이 나왔다. 이 마약들은 미국에서 국제 택배로 밀반입된 것이었고, 그 대금은 암호화폐로 정산됐다.
경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난달까지 국제 특송을 이용해 마약을 들여온 뒤, 전국에 유통한 혐의로 20대 A씨 등 9명을 구속 상태에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무보트 안에 필로폰 850g을 숨긴 뒤 미국에서 보내고, 배송받은 뒤 텔레그램을 통해 구매자를 찾아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현금 대신 암호화폐로 대금을 주고받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거래 흔적이 남지 않아 수사망을 피하려는 목적이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주로 20~30대 구매자들이 텔레그램으로 필로폰을 주문하고 암호화폐로 돈을 보낸 뒤, 흔히 '던지기 수법'으로 전달받았다. 이는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기고 그 위치만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해 6월부터 약 1년 넘게 이어졌으며, 경찰은 이들이 벌어들인 1억1천만원의 범죄 수익도 추징 보전했다. 또 A씨 일당 외에도 필로폰을 사서 직접 투약한 37명은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투약 장소로 아파트 놀이터 같은 공개된 공간이 사용되기도 해 사회적 충격을 줬다. 이상민 경북경찰청 마약수사계장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체포됐다"며 "온라인 마약 거래와 암호화폐를 악용한 신종 수법에 대해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