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급등 후 급락…9,000만 달러 청산에 투자자 불안 고조

XRP(리플)의 급등 이후 이어진 급락이 과연 시장의 건강한 조정인지, 아니면 심화되는 하락장의 서막인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XRP 가격은 3.65달러(약 5,074원)까지 상승한 뒤 급락하며 3.09달러(약 4,285원)로 후퇴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시장 과열 해소의 일부로 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핵심 지지선 붕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가 도미닉(Dom)은 이번 조정으로 약 13억 달러(약 1조 8,070억 원)에 달하는 미결제약정이 청산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전체 포지션의 30%에 해당하며, 지나치게 확대된 자산 레버리지를 씻어내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주요 지지선은 2.80달러(약 3,892원) 선으로 분석되며, 이 선이 유지되느냐에 따라 향후 단기 가격 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

차트상으로는 아직 매수세가 유효하다는 분석도 있다. XRP/달러와 XRP/비트코인 차트 모두 '드래곤플라이 도지(Dragonfly Doji)' 형태를 그리며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분석가 크립토워즈드(CryptoWZRD)는 모멘텀이 유지된다면 XRP가 재차 3.30달러(약 4,587원), 고점이었던 3.65달러 돌파에 도전할 것이며, 돌파 시에는 4.60달러(약 6,394원)까지 확장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단기 관점에서는 3.18달러(약 4,420원)를 핵심 저항선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거래소 업비트에서 거래된 매도 물량이 시장을 강하게 압박한 것이 변수로 작용했다. 약 7,500만 개에 달하는 XRP가 단기간 내 매도되며 가격이 약 15% 급락했고, 이로 인해 9,000만 달러(약 1,251억 원)의 롱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같은 대규모 매도는 유동성을 흔들며 매수세를 둔화시켰고, 변동성을 극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재 XRP 가격은 주요 지지선인 3.00달러(약 4,170원) 부근에서 방향성을 탐색 중이다. 1개월 VWAP(거래량 가중 평균 가격)은 2.86달러(약 3,975원), 3개월 VWAP은 2.57달러(약 3,571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추가 하락 시 이 구간들이 완충 지대로 작용할 수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조정이 ‘과열 해소’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주요 지지선이 무너지면 심화된 하락장이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향후 며칠간의 가격 흐름이 XRP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