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유럽 무역 합의에 비트코인 급등…암호화폐 시총 4조 달러 재돌파

미국 경제 캘린더가 다시 한 번 세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주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결정, 2분기 GDP 발표,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개인소비지출) 지수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EU와의 무역 합의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오랜만에 상승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주 초반 미국과 유럽연합 간 무역 합의가 발표되며 시장 분위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새롭게 체결된 이번 협정은 0%에 가까운 관세와 미국산 에너지 및 자동차 구매 약속을 포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 일본과의 유사한 합의를 성사시킨 데 이어 또 한 번 국제 협상에서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 선물 지수도 월요일 아침 빠르게 반응하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미국 경제 일정 중 가장 주목받는 이벤트는 7월 30일부터 열리는 연준의 정책 회의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현행 목표 범위인 4.25~4.50%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제롬 파월 의장이 데이터에 기반한 신중한 통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TD증권의 아시아-태평양 채권 전략가 프라샨트 누하나(Prashant Newnaha)는 로이터 통신을 통해 “파월 의장은 여전히 유연하고 인내심 있는 스탠스를 유지하겠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간 일정은 빽빽하다. 7월 30일(화)에는 소비자 신뢰지수와 미국 구인공고(JOLTs) 지표가 공개된다. 31일(수) 발표되는 2분기 미국 GDP 보고서는 성장률 둔화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자료로 꼽힌다. 8월 1일(목)에는 인플레이션의 핵심 잣대인 PCE 지수가 예정되어 있으며, 금요일에는 7월 고용 지표와 함께 미국의 대외관세 인상 시한 종료일이 겹친다. 아직 협상장에 나서지 않은 국가들이 적지 않기에 무역 이슈도 여전히 주요 변수다.

한편, 이날 공개된 기술주 실적도 시장 분위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매그니피션트 7’으로 불리는 대표 빅테크 기업 중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SFT), 아마존($AMZN), 애플($AAPL) 등 4곳이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크립토 시장은 이 같은 긍정적 환경을 등에 업고 상승세를 탔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4조 달러(약 5,560조 원)를 재돌파했다. 비트코인(BTC)은 주말 상승세를 이어가며 아시아 시장 개장과 동시에 11만 9,754달러(약 1억 6,639만 원)에 도달했다. 역대 최고가 대비 단 2.8% 낮은 수준이다.

이더리움(ETH)은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월요일 하루 동안에만 3% 가까이 올라 3,900달러(약 541만 원)를 넘기며 7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한 달 동안 ETF 수요와 기업 자산 편입 덕분에 무려 6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알트코인 중에서도 바이낸스코인(BNB)은 850달러(약 1,182만 원)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비트코인캐시(BCH)와 아발란체(AVAX) 역시 강한 상승세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무역정책 완화, 경제지표 발표, 연준의 금리 결정 등 다양한 매크로 이슈가 맞물린 이번 주는 암호화폐 시장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시기다. 적극적인 투자 판단보다는, 정책 변화와 시장 흐름을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