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11만 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를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반면, 이더리움(ETH), XRP, 에이다(ADA)를 포함한 주요 알트코인들은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과 강제 청산 여파로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하루 만에 약 660억 달러(약 91조 7,400억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며, 최근 랠리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급락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7월 급등 이후 트레이더들의 이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전반적 조정을 유도했다. 특히 솔라나(SOL), 도지코인(DOGE), 에이다(ADA)처럼 지난 달 상승폭이 컸던 알트코인들이 조정의 중심이 됐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포지션들이 청산되면서 낙폭을 더욱 키웠다.
또 다른 하락 요인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연준이 향후 긴축 또는 완화적 조치를 취할지 예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 간의 새로운 무역협상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변수로 떠올랐다. 일부 미디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교체를 시사하며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을 더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심리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ETF 관련 규제 연기다. SEC는 비트코인과 솔라나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 결정을 9월과 10월로 재차 연기했고, 이는 기관투자자 유입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같은 와중에도 비트코인은 11만 7,200달러(약 1억 6,271만 원)를 하회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견고한 기술적 지지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여러 고래 지갑이 대량의 비트코인을 이체하는 등 장기 보유자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향후 시장 반등 가능성은 미 연준의 정책 발표나 SEC의 ETF 승인 등 외부 변수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를 뚫고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알트코인의 회복도 가능하지만, 현재로선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불확실성이 걷히기 전까지는 단기 변동성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