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기관 투자 수요가 다시 한 번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이 잠시 쉬어가는 분위기 속에서도 ETF는 이더리움을 적극적으로 사들였고, 이는 공급량보다 월등히 많은 수치였다.
현지시간 7월 29일 기준, 미국에서 거래되는 스폿 이더리움 ETF는 총 1만 7,549 ETH(약 912억 원)어치를 하루 동안 신규 매수했다. 같은 날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발행된 순 발행량은 2,571 ETH(약 133억 원)에 불과했기 때문에 ETF가 네트워크 발행량의 7배 이상을 사들인 셈이다.
암호화폐 업계 분석가 앤서니 사사노(Anthony Sassano)는 “ETF가 조용한 날에도 모든 공급량을 다 흡수하고 있다”며 “이 속도라면 시장 상승을 더 가속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강력한 흐름은 개별 ETF 상품에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블랙록 iShares 이더리움 트러스트(ETHA)는 이날 하루에만 약 132백만 달러(약 1,835억 원)가 유입되면서 ETF 중 거래량 기준 상위 0.4%에 올랐다. 반면 피델리티의 FETH 펀드는 같은 날 49.2백만 달러(약 684억 원)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지만, 순유입 금액은 여전히 크다.
이더리움 ETF는 지난 7월 2일 이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순유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유입된 자금은 3.8억 달러(약 5,282억 원)에 달하며, 상승세는 점점 더 가속하는 모양새다. 지난 17일간 누적 유입금액은 52억 달러(약 7조 2,280억 원)에 달해, 5~6월 기록됐던 최대 연속 유입 기간인 19일(총 유입액 14억 달러(약 1조 9,460억 원))도 조만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더리움 공급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아래 흐름이 있다. 현재 연간 발행률은 0.12%로 매우 낮은 수준이며, 이는 비트코인의 1.34%보다 낮다. 하지만 ETF와 기업의 대량 매수세 때문에 공급량 이상으로 시장에서 빠르게 소화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 간 이더리움 공급량이 약 1만 7,910 ETH 증가했지만, ETF는 단 하루 만에 그 수치를 대부분 흡수했다.
가격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술적 분석가 밥 루카스(Bob Loukas)는 “이더리움은 여전히 상승 동력을 보유 중이며, 향후 4주간 비트코인이 움직인다면 ETH 가격도 4,700달러(약 653만 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역사적 패턴도 이더리움에 우호적이다. 8월은 과거 비트코인 반감기 후 강세장 국면에서 ETH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던 시기로, 2017년과 2021년 모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흐름이 반복된다면, ETH는 다음 달 5,000달러(약 695만 원)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