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슈워츠가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 공동창업자 제시 파월의 ‘XRP 혐오론’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크라켄의 상장 계획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가운데, XRP와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자 CTO가 직접 나선 것이다.
슈워츠는 최근 개인 SNS 계정에서 진행한 기업공개(IPO) 관련 설문조사 중, 한 이용자가 “제시 파월은 XRP를 싫어한다”고 주장하자 이를 즉각 반박했다. 그는 “내 기억 속의 제시는 리플에 대해 단순한 혐오 감정보다는 보다 복합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슈워츠는 파월이 보여온 태도가 기술적 불확실성과 규제 리스크를 우려하는 신중함에 가깝다고 강조하며, 근거 없는 ‘XRP 혐오론’에는 선을 그었다.
실제 제시 파월은 지난 수년간 리플 및 XRP에 대해 명확한 견해를 밝혀왔다. 그는 XRP가 유가증권이라는 판결이 내려질 경우 거래소가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비대칭적 위험(asymmetrical risk)’으로 묘사했다. 이는 크라켄이 XRP 거래를 미국 내에서 잠정 중단한 배경이기도 하다. 파월은 이에 대해 “개인의 호불호와는 무관한 사업적 판단이었다”고 말했다며, 리스크 회피 차원의 결정이었음을 공언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은 크라켄이 다시 IPO를 추진하는 시점에서 다시 조명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크라켄은 연내 IPO를 목표로 약 1억 달러(약 1천 3백 90억 원) 규모의 자금 유치를 진행 중이며, 상장 후 기업 가치는 150억 달러(약 20조 8,500억 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코인베이스($COIN) 이후 차기 상장 대형 거래소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켄은 현재 하루 거래량이 13억 7,000만 달러(약 19조 500억 원)에 달하며, 1,100개 이상의 거래쌍을 지원하는 글로벌 상위권 거래소다. 그만큼 리플과 XRP 투자자에게는 크라켄의 상장 여부와 그 과정에서의 입장 변화가 민감한 이슈다.
이번 데이비드 슈워츠의 발언은 XRP 생태계의 방어적 대응이라는 평가와 함께, 리플과 암호화폐 업계의 규제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목소리를 다시 한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XRP가 보다 안정적인 제도권 유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