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슈퍼팩(Super PAC)이 올 상반기 1억7천700만 달러, 우리 돈 약 2천460억 원을 모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이 가운데 4천100만 달러(약 570억 원)가 암호화폐 업계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슈퍼팩은 개인이나 기업이 사실상 무제한으로 정치 자금을 기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선거 유세를 위한 실탄 확보에 쓰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슈퍼팩 '마가(Maga Inc)'는 현재 1억9천600만 달러(약 2천720억 원)의 현금을 보유 중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전체 기부금의 약 20%에 달하는 거액을 트럼프 슈퍼팩에 쏟아부었다.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을 운영하는 포리스 댁스가 1천만 달러, 월드코인 개발사 '툴스 포 휴머니티'가 500만 달러, 벤처 투자사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공동창립자인 마크 앤드리슨과 벤 호로위츠는 300만 달러를 각각 기부했다.
이처럼 암호화폐 업계의 지원이 집중된 건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 암호화폐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가 미국 경제 성장과 달러화 지위 강화에 도움이 될 거라며 정책적 뒷받침을 약속해왔다. 실제로 그는 재임 중 암호화폐 규제를 완화하려는 입법을 촉구하고, 전략적 암호화폐 비축 행정명령에도 서명한 바 있다.
이와 맞물려 미국 하원도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담은 '지니어스 법안'을 통과시켰고, 직후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4조 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민주당 측 슈퍼팩 '퓨처 포워드'는 현재 보유 현금이 2천826달러에 불과하다고 전해졌다. 공화당이 암호화폐 지지자들까지 등판시키며 중간선거 자금전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