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시장이 8월에 하락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파생상품 분석 플랫폼 더라이브(Derive.xyz)의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최근 상승 가능성보다는 하방 위험에 대비하며 옵션 시장에서 ‘풋옵션’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 풋옵션은 자산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방식으로, 강세 심리에서 약세 전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비트코인의 경우, 오는 8월 29일 만기 풋옵션 미결제약정이 콜옵션보다 5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만 5,000달러(약 1억 3,205만 원) 행사가에 매수된 물량이 약 50%를 차지했으며, 8만 달러(약 1억 1,120만 원)와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 사이도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데리빗(Deribit)이 보유한 데이터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9만 5,000달러와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가격대 풋옵션이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가 넘는 미결제약정을 기록 중이다. 이는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이 이번 달 두 자릿수 가격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옵션 스큐(옵션 가격 왜곡)’ 수치도 하락세를 반영하고 있다. 이 지표는 풋 가격 대비 콜 가격의 상대적 위치를 보여주는데, 지난 한 달간 +2%에서 -2%로 뒤집혔다. 통상적으로 이 변화는 하락 리스크에 대한 보호 수요가 높아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통계적으로도 8월 말까지 비트코인이 다시 10만 달러선을 회복할 확률이 18%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더리움의 시장 분위기 역시 다소 움츠러들고 있다. 같은 기간 만기 기준으로 풋옵션 거래량이 콜보다 10%가량 많았으며, 주요 타깃 행사가로는 3,200달러(약 445만 원), 3,000달러(약 417만 원), 그리고 2,200달러(약 306만 원)가 꼽혔다. 투자자들이 가벼운 조정부터 강한 하락까지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옵션 스큐는 +6%에서 -2%로 급락했으며, 이는 위험 방어 심리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변동성 측면에서도 이더리움은 다소 더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ETH의 한 달 예상 변동성은 65%로, 비트코인의 35%보다 훨씬 높다. 이에 따라 일부 트레이더들은 8월 이더리움이 3,000달러 이하로 떨어질 확률을 25%로 보고 있다. 동시에 최근의 반등세를 감안하면, 4,000달러(약 556만 원) 이상 마감할 확률은 30%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시장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약세장이 다가오고 있다는 경계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옵션 시장의 베팅은 종종 과도한 공포나 탐욕을 반영하기도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옵션 시장의 비관적 흐름이 실제 매도세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며 상황을 신중히 바라볼 것을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