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소재 기술 및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속속 비트코인(BTC) 보유 전략에 뛰어들며, 비트코인 재무전략의 새로운 선두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더 스마트 웹 컴퍼니와 사츠마 테크놀로지(Satsuma Technology)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암호화폐 중심의 자본조달 구조를 도입해 기존 기업들과 차별화를 꾀하며,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Aquis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웹 개발 전문 기업 더 스마트 웹 컴퍼니는 자산운용사 토밤(TOBAM)과 공동 개발한 ‘스마터 컨버트’라는 신개념 금융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발행되는 이자 없는 전환사채(무이자 CB)이며, 토밤이 총 2,100만 달러(약 291억 9,000만 원) 규모를 전량 인수했다. 전환 주당 가격은 전날 종가인 1.95파운드를 기준으로 정해졌고, 투자자에게 5%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가격으로 주식 전환이 가능하다.
만약 1년 내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발행사는 원금의 98%를 상환하는 구조로, 하방 보호 장치가 내재돼 있다. 이는 투자자에게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프리미엄으로 자금을 유치하려는 전략이다. 아울러 해당 구조는 비트코인 보유량 확대에도 도움이 되며, 전체 보유 잔고의 30% 한도 내에서 적용된다.
더 스마트 웹 컴퍼니는 지난 4월 말부터 비트코인 투자에 나섰고, 현재 2,050BTC를 보유 중이다. 이는 약 2억 3,331만 달러(약 3,241억 원) 규모로, 개당 평균 매입가는 11만 40달러(약 1억 5,335만 원) 수준이다. 현재 비트코인 재무보유 사이트 ‘BitcoinTreasuries’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체 랭킹 27위에 올라있다.
한편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인공지능 특화 소프트웨어 업체 사츠마 테크놀로지는 최근 두 번째로 진행한 채무증권 기반 자금 조달에서 1억 6,370만 파운드(약 2,176억 원)를 모집해 당초 목표의 63%를 초과 달성했다. 이 집행은 주식 전환 조건이 붙은 사채 형태이며,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BTC 확보에 나섰다.
이번 조달에서 사츠마는 총 1,097BTC를 취득했으며, 이에 투입된 현금은 약 9,680만 파운드(약 1,282억 원)로 추산된다. 투자에는 크라켄, 판테라 캐피탈, DCG, 보더리스 캐피탈 등 다수의 글로벌 기관이 참여해 시장의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사츠마는 지난 7월 중순부터 비트코인 매입 전략을 본격화했으며, 현재 총 1,126BTC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약 1억 2,854만 달러(약 1,787억 원) 규모이며, 평균 매입 단가는 개당 11만 5,149달러(약 1억 6,003만 원)다. 이에 따라 이 기업은 BitcoinTreasuries 집계 기준 현 시점 기준 3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영국 기업들의 잇따른 비트코인 매입 행보는 디지털 자산을 단순 투자 수단을 넘어 기업 재무 전략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이 같은 흐름은 유럽 전역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