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단기 공급 저항선에 근접한 가운데, 주요 거래소별 데이터 간의 괴리가 시장의 단기 방향성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오랜 하락장 이후 강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더리움은 현재 4,200달러(약 5,838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4,400달러(약 6,116만 원) 저항선 돌파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최신 보고서에서 이더리움의 장기 모멘텀 지표가 여전히 강세 흐름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가격 동행 지표 중 하나인 MACD와 매수 거래량이 모두 긍정적인 추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전체 거래소 기준 이더리움의 공급 비율(ESR)은 2022년 이후 꾸준히 하락 중이다. 현재 약 0.16 수준에 머물고 있는 ESR은 투자자들이 거래소에서 ETH를 인출하고 있다는 뜻으로, 장기적으로는 매도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바이낸스의 데이터는 정반대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2025년 초부터 바이낸스의 ESR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약 0.04에 도달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일부 투자자들이 ETH를 다시 거래소로 옮기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며, 이는 단기적 매도 가능성 또는 유동성 공급, 차익거래 참여 등과 관련된 움직임일 수 있다.
바이낸스 유입 순량(Netflow) 또한 긍정값을 기록하며 거래소 내부에서 매물이 쌓이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4,400달러(약 6,116만 원)를 앞둔 시점에서 이익 실현을 노리는 움직임일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이더리움은 차트상 두 가지 시나리오의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첫째, 바이낸스 유입 압력이 잦아들거나 ESR이 안정세를 보일 경우, ETH는 4,400달러 돌파에 성공하며 4,800달러(약 6,672만 원)까지 상승하고, 과거 사상 최고가 재도전에 나설 수 있다. 반대로, 매도세가 확대되면 3,950~4,000달러(약 5,495만~5,560만 원) 범위까지 일시적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여자들의 정서는 여전히 낙관적이다. 소셜미디어 분석 플랫폼 산티먼트에 따르면, 'buying', 'bullish' 같은 키워드 사용량이 하락보다 두 배가량 많았으며, 이는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다만, 과도한 FOMO(놓침에 대한 두려움)는 단기 가격 모멘텀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관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7월 10일부터 8월 초까지 기관 투자자들은 평균 단가 3,546달러(약 4,933만 원)에 103만 5,000개 이상의 이더리움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약 43억 9,000만 달러(약 6조 869억 원) 규모로, 기관의 유입이 45% 반등세와 맞물려 있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이와 함께 이더리움의 발행량도 2022년 이후 다시 증가하며, 2025년 8월 9일 기준 유통량은 1억 2,100만 개에 도달했다. 공급 증가 흐름은 ETH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역할에 새 변수를 더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더리움은 확고한 장기 강세 구조 위에서 단기 매도 압력과의 치열한 충돌을 겪고 있다. 투자는 이 두 흐름의 균형을 면밀히 살피는 전략이 요구되며, 특히 거래소별 ESR 및 순유입량 변화는 당분간 핵심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