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7월 중순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를 찍은 뒤, 최근에는 11만 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 선을 유지하며 상승세가 일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은 여전히 강세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요 시장 지표들은 상승 모멘텀의 냉각 징후를 드러내고 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가 제공하는 ‘불 스코어 인덱스(Bull Score Index)’는 최근 80에서 60으로 하락했다. 이 지표는 투자자 심리와 시장의 전반적인 강세 흐름을 측정하는 지표로, 하락은 시장이 여전히 낙관적이지만 단기 과열을 식히는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여름철 전통적인 거래량 감소 흐름과도 맞물린다. 크립토퀀트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상승 랠리 이후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즉각적인 매수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 유동성 또한 눈에 띄게 둔화됐다. 신규 자금을 유입하는 척도로 여겨지는 이 지표는 최근 순유입이 멈추거나 오히려 역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60일 동안 테더(USDT) 유동성은 96억 달러(약 13조 3,440억 원) 증가했지만, 증가율이 평균 수준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는 여전히 자금은 유입되고 있지만, 시장 전반의 매수 압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의미다.
또 다른 냉각 신호는 미실현 수익률 하락이다. 이 지표는 투자자들이 아직 실현하지 않은 수익률을 나타내며, 현재 약 7.4%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이는 많은 투자자들이 최근 고점에서 수익을 실현했음을 의미하며, 남아 있는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의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지표 중 하나인 ‘불-베어 마켓 사이클 지표(Bull-Bear Market Cycle Indicator)’는 긍정적인 영역에 가까스로 머물고 있지만, 추가 하락 시 첫 베어마켓 시그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지표가 0 이하로 떨어질 경우, 불 스코어 인덱스도 40 이하로 급락할 수 있어 지난 202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명확한 약세장 전환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비트코인이 아직 추세를 완전히 전환한 것은 아니며, 단기 조정 또는 횡보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특히 추가 상승을 견인할 신호가 명확하게 포착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접근을 지속해야 할 시점이다. 다만, 새로운 매수 동력을 자극할 거시경제 이슈나 정책 변화가 등장할 경우에는 다시 강세장이 점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따른다.